"작년 신청 이제서야 승인날뿐 처리 속도 빨라진 건 아냐... 한국 대처능력 쌓인것도 한몫"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올 상반기 들어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국(CFDA)의 한국 화장품 위생허가 승인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중국은 자국 화장품 산업 보호를 위해 모든 수입 화장품에 대해 위생허가 인증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중국 CFDA 위생허가는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제품규격인증으로, 심사기준이 매우 엄격하며 최종 승인되기까지 품목에 따라 최소 6개월에서 12개월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수반되는 절차여서 한국 기업이 활발히 중국 진출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히곤 했다.

▲올 상반기 들어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국의 한국 화장품 위생허가 승인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러나 올 상반기 들어 한국 화장품이 대거 위생허가를 취득하며 중국 시장을 빠르게 공략해나가고 있어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월 에이블씨앤씨(078520, 대표 서영필)는 규제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달팽이 크림에 대한 위생허가를 취득했으며, 3월 토니모리(214420, 회장 배해동)는 당시 신제품이었던 '내추럴스 산양유 보습라인'을 포함한 34개 품목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이어 잇츠스킨(226320, 대표 유근직)은 자사 인기제품인 '파워10 포뮬라 이펙터' 라인 6개 제품에, 더샘은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을 통틀어 총 76개 품목의 위생허가를 취득하는데 성공했다.

중소 및 신생 기업에 대한 허가도 한층 신속해진 모습이다. 아미코스메틱의 비알티씨(BRTC)는 지난달 38품목에 대한 위생허가를 취득한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쿠션 팩트를 포함한 54개 품목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다. 이밖에도 CLIV(씨엘포) 맥스 히아루로닉 라인 4개 품목, ㈜티디씨(대표 채경아) 닥터영의 18개 품목, 퓨어힐스 41개 품목이 올 상반기 중국 CFDA로부터 위생허가를 취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빨라진 위생허가에 대해 '오랜시간 공들여온 것이 이제야 빛을 보는 것'이라 자평했다. 토니모리 홍보팀 관계자는 "까다로운 중국 당국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현지와 지속적으로 컨택해왔다. 승인이 빨라졌다기보다는 과거에 노력했던 것이 이제서야 결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아나(027050, 회장 유상옥) 홍보팀 관계자도 "한국 기업의 승인 신청이 급증하거나 중국 CFDA의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기보다는, 과거에 제출했던 신청이 이제서야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중국 위생허가 절차가 워낙 장기로 이루어져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BRTC 홍보 관계자도 "초반에는 비비크림 등 색조 화장품 정도에서만 승인이 났지만, 최근 들어 기초 화장품에서도 위생허가를 취득했다"며 "하지만 이는 과거에 했던 신청이 지금에서야 허가가 나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위생허가는 과거보다 어려워지면 워려워졌지, 결코 쉬워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루한 승인 절차에 한국 스스로 대처 능력이 쌓였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김덕중) 손성민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의 위생허가 승인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따라서 중국 화장품법 개정 논의가 이루어지자, 작년부터 많은 업체들이 승인 계획에 없던 상품까지 당겨 위생허가 신청을 서둘렀다"며 "중국 당국의 처리 속도 자체가 빨라졌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중국 시장에 대해 한국 화장품계의 경험이 많이 쌓여,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처한데 따른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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