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접하는 생활용품 속 화학성분 최소 200개는 넘을 것

▲ 김혜정 교수 (동명대 뷰티케어학과장)

옥시·세퓨·페브리즈 등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제품으로 인해 지난 2011년 즈음 신생아나 병약한 노환자를 둔 부모나 자식들은 가슴을 치고 있으며, 전국은 지금 화학물질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체에 유해한 살균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제조하게 한 국가나 기업에 대한 분노도 분노지만, 그 성분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숨기고 제품판매에만 열을 올렸다는데에 대해서는 분노를 넘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기업이 국민의 안위와 건강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나 스스로 제품을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워 가족의 건강을 지켜낼 수밖에 없다.

매일매일 당신이 접하는 생활용품에 함유된 화학물질의 수를 체크해 본 적이 있는가?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세숫비누·치약·탈취스프레이·헤어스프레이·샴푸·린스·염색·향수·화장지·기저귀·화장품·에나멜·담배·바디샤워 젤·스킨·로션·방향제·물티슈 등 모든 생활용품에는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다. 하나의 제품에 평균 20개 정도의 화학성분이 배합돼 있다고 본다면 10개만 해도 200개가 넘는 성분들을 매일 접하고 이들이 체내에 들어오게 된다는 소리다.

일상 생활용품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은 체내에 침입해 짧게는 몇년에서 몇십년간 축적되며 금방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습기에 넣어 미생물이 번식(물때)하지 못하도록 살균하는 문제의 성분들은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CMIT(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BIT(벤즈아이소사이아졸리논) 등이 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의 주성분으로 사용한 PHMG는 우리나라 sk케미컬에서 지난 1996년 카펫 세정제로 제조한 것을 2001년 옥시에서 가습기 살균제의 성분으로 제품화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003년 sk케미컬에서 호주로 PHMG 수출시 물질안전성분 보고서에 PHMG는 흡입독성이 있다고 명기해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화학성분을  만든 회사에서도 흡입시 독성이 있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다른 나라에서는 흡입제로서는 사용 금지제품이 됐다고 하는데, 어찌 옥시는 이 성분을 아기들과 환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할 수 있었던가?  sk케미컬이 옥시 측에 원료 공급시 이러한 유해성을 밝히지 않고 납품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옥시가 알면서도 제품화했다는 것인가?

지난 2001년 정부기관의 유해성 평가는 가습기인데도 불구하고 살균제를 마셨을 경우인 경구독성만 검사하고 흡입했을 때의 유해성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이 출시됐고, 옥시제품은 시장에서 우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퓨의 가습기 살균제는 PGH를 주성분으로 해 인체 무해 기준치의 무려 160배 이상을 넣어 조제했다고 한다.

지난 2011년 정부조사에서 영유아들의 호흡 관련 사망이 이어졌을 때 조금 더 면밀한 조사와, 유해 화학물질의 규제 강화, 그리고 성분공시 등의 시스템을 통한 제재가 들어갔으면 이 시간에도 페브리즈를 뿌리고 물티슈를 사용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은 없지 않았을까?

물티슈·섬유탈취제·렌즈세척제의 항균력과 보존력을 위해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위의 성분들이 사용되고 있다고 속속 밝혀지고 있는 이 시점에 방부제와 살균제가 함유된 제품을 최대한 적게 쓰고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정부의 유해화학 물질에 대한 엄격한 검증과 규제 시스템 마련, 정확한 표시성분과 유해성 표기 등이 시급한 것이 현실이며, 무엇보다 제품을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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