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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일회용 생리대, 전 성분이 궁금하다여성환경연대 '월경수다회-그녀들이 말하고 싶은 생리대 이야기' 현장 르포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가격 인상으로 시작된 논쟁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국회로 비화된 논쟁에서 생리가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이슈임이 분명해졌다. 여성이 평균 40년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개인문제가 아닌 사회와 국가에서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생리에 대한 여성들의 고통을 이해해야 생리대의 진실이 보이지 않을까? 그런 노력으로 열린 행사가 여성환경연대의 '월경수다회-그녀들이 말하고 싶은 생리대 이야기'다.

   
▲ 여성환경연대 이아름 활동가가 '월경수다회-그녀들이 말하고 싶은 생리대 이야기' 행사 시작을 알렸다.<사진=이덕용 기자>

#1 직장에서의 생리휴가 당당하게 

7일 저녁 7시 서울 NPO지원센터을 찾았다. 사실 처음에는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조금 민망하지 않을까 해서 망설였다.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정책국장의 흔쾌한 참석 권유에 '나부터 생리대에 편견을 갖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렇게 해서 '월경수다회'에 참석하게 됐다. '깔창 생리대'로 상징되는 생리대 가격 인상 문제, 일회용 생리대의 위해성 논란, 불우 소녀들의 생리대 구매, 학교에서의 생리대 지원, 생리결석 출석 인정제 등 여성들이 겪는 수고로움은 일일이 기록하기에 벅찼다.

첫 번째 발화자는 3년 차 직장인 심은지(가명) 씨. 그녀는 '직장과 생리휴가'를 주제로 얘기를 꺼냈다.

"생리휴가가 무급일 때는 하루 일당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에 사용하기 쉽지 않았다. 생리휴가가 유급으로 바뀐 다음에도 몇 달간은 '양심적으로 써라'는 황당한 공지 때문에 눈치가 보여 사용하지 못했다. 생리와 생리통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인데 사적인 영역으로 치부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최근에는 생리휴가를 쓰고 있는데 쉴 때마다 종일 괜히 누워 있어야 할 것 같고, 산책하고 커피 한 잔 마시면 안 될 것 같은 자기검열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름의 권리인식을 갖고 생리휴가를 당당하게 꼬박꼬박 잘 사용하고 있다. 또한 동료도 생리휴가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챙겨주고 있다."

#2 너무도 인간적이고 자연스런 생리

두 번째 발화자는 듀미라는 별칭을 가진 20대 대학생이었다. 주제는 '생리, 감춰야 하나요?'

"초경했을 때, '이런 걸 40년이나 해야 하다니…' 인생에 배신당한 느낌이었다. 생리하는 날에는 친구네 놀러가서도 이불에 피가 묻을까 조심스러웠다. 학교에서 친구에게 생리대를 빌릴 때, 드러내놓고 얘기하지 못하고 '그날'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하고 보이지 않게 숨겨서 넘겨받곤 했다. 비밀스러운 기습 작전을 하듯이 말이다. 생리통이 심하다고 말했더니 '여자들 다 하는 건데 참아!' 하던 학원 교사, 생리 결석을 인정 안 해주던 대학교수.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여자의 생리를 성적 대상화하는 남자들. 그들은 우리의 비밀 작전이 너무 성공적이어서 잘 모르는 것 같다. 생리대를 구매해서 집으로 갈 때 검은 봉지에 생리대를 싸서 감춰서 가는 것이 아니라 생리대 그 자체로 '저글링'하면서 가고 싶다."

솔직·발랄하면서도 톡톡 튀는 듀미의 말투는 참석자들을 듣는 내내 웃게 만들었다.

다음으로 두 딸을 키우고 있는 김민재(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 교육활동가) 씨가 들려준 '엄마와 딸들의 생리 이야기'는 생소했지만, 생리 혈색과 건강 관계를 잘 표현했다.

"고등학교 1학년, 대학교 4학년 딸이 있다. 14살에 첫 생리를 한 뒤 천생리대를 사용한 지 30년 정도가 됐다.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천생리대 쓰는 것을 자연스러워했고, 편하게 생각했다. 천생리대를 쓰면 자신과 딸의 생리 혈색을 확인할 수 있다. 혈색을 통해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리의 양이 기존보다 적고 색깔도 검붉어 지고 농도도 진하게 변했다. 이것을 주제로 딸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히 소통할 기회가 늘었다. 일회용 생리대의 사용은 자신의 건강 정보를 그냥 버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천생리대가 세탁할 때 다소 불편하긴 하지만 몸으로 볼 때 정말 귀한 생리대라고 본다."

   
▲ '월경수다회-그녀들이 말하고 싶은 생리대 이야기' 주제 발표가 끝나고 그룹별 토론이 진행됐다.

#3 생리대와 유해 물질, 그리고 여성 건강 

마지막으로 발화자로 나선 고혜미 PD는 2006년 큰 반향을 일으켰던 '환경호르몬의 대습격' 다큐멘터리의 작가였다.

"일회용 생리대가 안전한가? 물음에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원인은 무엇인가? 라고 물으면 그것은 모르겠다. 생리대와 유해 물질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한데 이것 또한 모르겠다. 이는 일회용 생리대의 성분이 공개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2부작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면서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자궁 적출을 한 여고생을 알게 됐다. 성 경험이 없는 여학생한테 자궁내막증이 왜 생겼을까?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생리통이 심한 여고생 1,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생리통이 심한 사람들은 주변에서 도움 받는 경험이 거의 없다. 아이를 낳으면 생리통이 없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엄마의 몸에 있던 유해 물질이 아이에게로 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럼 우리 엄마의 몸을 정화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 10년 전부터 질문했는데 아직도 질문 중이다. 현재 '환경호르몬의 대습격' 방송 10년 이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변했는지 알아보는 3부작 다큐멘터리 준비 중이다."

#4 일회용 생리대 전 성분 공개 요구

주제 발표가 끝나고 곧이어 그룹별 토론에서 더 많은 사례와 얘기가 나왔다.

특히 내가 속한 '생리대와 유해물질, 여성건강' 주제 그룹은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양이 많아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는데 생리통이 너무 심하다, 면생리대로 바꾼 후 생리통이 줄어들거나 불임이 해결된 사례 등이 소개됐다. 참석자들은 일회용 생리대의 전성분이 공개돼야 하고, 그것을 보고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여성 소비자가 가져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의견이 모아졌다. 특별히 일회용 생리대에 들어가는 고분자흡수제 등의 성분이 궁금하다는 질문이 많았다.

'직장과 생리 휴가' 주제 토론 그룹에서는 '내가 누려야 할 권리와 다른 사람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챙기자', '생리대 무료 자판기', '무급 생리휴가 vs. 유급 병가', '생리통 어디까지 아파봤나?', '폐경을 완경으로 부르자!', '생리는 건강한 증거' 등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5 생리대 문제, 이번만큼은 꼭 해결 기대 

'생리, 감춰야 하나요?' 주제 토론 그룹에서도 '드러내 놓고 말하자!', '남녀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 '이른 성교육, 낯설지 않게', '생리대, 숨겨야 할 물건인가?', '생리할 때가 운이 좋은 날' 등의 얘기가 쏟아졌다.

'엄마와 딸들의 생리 이야기' 주제 토론 그룹에서는 "생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나에게 맞는 생리대를 찾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아울러 생리대의 가격이 더 저렴해져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면생리대 냄새 제거법과 쉽게 세탁하는 법 등 정보도 공유했다.
 
생리는 자연스러운 것인데 생리대는 숱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국회, 정부에서 내놓는 생리대 대책이 겉돌기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단체의 대책 마련 요구는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할까? 기업 눈치와 예산 타령, 탁상공론의 국회 토론장이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몽매함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을 뿐이다. 생리대 문제가 다시 이슈가 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해결 방안이 반드시 모색돼야 한다. 여성환경연대의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이유다.

이덕용 기자 / news@thebk.co.kr< 저작권자 © 데일리코스메틱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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