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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 > 환경 2016. 08. 01. Mon
환경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안은주씨 "3, 4등급도 배상에 포함돼야"가피모·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옥시의 배상안에 강력 반발, 본사 책임자 소환조사 요구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가 1일 일방적인 1, 2등급 피해자 배상안을 발표하자,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 및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히 반발했다. 본사 책임자들의 소환조사나 피해배상에 대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인 배상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더욱이 3, 4등급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은 모르쇠로 일관해 피해자들을 더욱 절망감으로 몰아넣었다.

   
▲ 옥시레킷벤키저가 1일 일방적인 1, 2등급 피해자 배상안을 발표하자, 가피모 및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재성씨(3차 피해 신고자), 안은주씨(3등급 피해자), 가피모 강찬호 대표, 최은총씨(피해 유가족),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이덕용 기자>

#1. "피해 고통 극심…옥시 연락 한번 한 적 없어"

"지난해 폐 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됐는데 이렇게 부작용이 심한 줄 몰랐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환경단체가 옥시의 배상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만난 3단계 피해자 안은주씨는 마스크를 쓴 채 이같이 고통을 호소하며 최근 우울증까지 앓고 있다고 밝혔다.

배구 국가대표 후보선수 출신으로 밀양여중에서 코치하던 안씨는 지난 2010년 '급성 간질성 폐 질환' 판정을 받게 됐다. 2008년부터 사용했던 옥시 가습기살균제가 주요 원인이었다. 상태는 날로 악화했지만 정부의 조사에서 안씨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건강 피해 가능성이 낮은 3등급 판정을 받았다.

정부가 2011년 가습기살균제와 급성 폐 질환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지만 안씨 같은 3급 이하의 환자들에게는 아무런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녀는 혈액 민감도가 높아 기증자를 찾기 어렵다가 지난해 10월 폐 이식 수술을 신촌세브란스에서 받았다. 이 병원에서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다가 현재는 집인 밀양에서 양산부산대병원까지 오가며 치료 중이다. 이마저도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다시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앞두고 있다.

안씨는 "병원에서 요즘 가장 힘든 것은 혈관을 못 찾아 피를 못 뽑거나 주사를 놓을 수가 없는 점"이라며 "많게는 136번까지 주삿바늘로 찔려 봤는데 혈관이 좁아지는 것도 가습기살균제의 피해라는 것을 뒤늦게 방송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옥시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고통이 너무 극심한데도 3단계 피해 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옥시는 단 한 번도 연락을 한 적이 없었다"며 "옥시 배상안에 3~4단계 피해자들도 배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재성씨(3차 피해 신고자), 안은주씨(3등급 피해자), 가피모 강찬호 대표, 최은총씨(피해 유가족),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 등이 1일 기자회견을 갖고, 옥시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덕용 기자>

#2. 돈 이야기뿐인 옥시 사과 광고는 '악어의 눈물'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가피모,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살균제참사 전국네트워크는 "옥시가 가습기살균제를 16년 만에 사과문을 게재했는데 뭘 잘못했는지 정작 사과 내용은 안보이고 배상금 어떻게 준다는 돈 이야기뿐으로 사과 광고는 '악어의 눈물'"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또 "최근 국정조사에 불성실하게 일관하는 등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옥시가 돈으로 피해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옥시가 제시한 최종 배상안도 최근 법조계가 준비 중인 배상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열린 '전국 민사법관 포럼'에서 기업의 위법행위로 시민 생명이 위협받는 경우 현재 1억 원 안팎인 사망 위자료를 2억∼3억 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올해 안에 확정하기로 했다. 옥시처럼 기업의 위법 행위에 고의나 중과실이 있고 처음 설정액이 3억 원일 경우 최종 위자료는 11억2500만 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가피모 강찬호 대표는 "기존 폐손상조사위원회의 역할은 2013년 당시, 피해자 긴급구제를 위한 선제적이고, 제한적인 조치였다"면서 "폐 손상뿐만 아니라 타 장기 영향, 기저질환 영향, 태아 영향, 만성질환 등의 포괄적인 구제 기준이 적용돼 피해자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공식적으로 옥시의 배상안을 거부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옥시가 진정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우선 '한글 몰라서 그랬다' 등 검찰을 조롱한 거라브제인 전 사장이 소환조사에 응하게 해야 한다"며 "옥시 영국 본사 라케시 카푸어 CEO와 패티 오헤이어 홍보담당 책임자를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서 책임을 인정하고 모든 피해자와 한국민에 사과한 뒤 전향적인 보상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3. 옥시, 가습기살균제 배상안 세부 내용 공개

한편, 옥시는 1, 2등급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최종 배상안을 최근 발표하고 1일부터 배상 신청을 받고 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최고 3억5000만 원, 영유아가 사망했을 경우 배상금은 총액 기준 10억 원으로 일괄 책정하는 등 배상안 세부 내용을 같은 날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옥시는 영유아·어린이가 사망했거나 중상을 입었을 경우 일실수입을 계산하기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배상금을 총액 기준 10억 원으로 일괄 책정(위자료 5억5000만 원 포함)하기로 했다. 경상이거나 증세가 호전된 어린이는 성인처럼 치료비·일실수입·위자료 등을 따로 산정한다. 가족 중 여러 명이 피해를 본 경우 추가 위로금 지급도 논의하게 된다.

이덕용 기자 / news@thebk.co.kr< 저작권자 © 데일리코스메틱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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