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 88개 백화점망 엘꼬르떼잉글레스 납품...유럽 인증 받고 밀라노 라리나센터 백화점도 입점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코코스타 브랜드로 팩 전문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는 퍼스트마켓의 안종진 부사장. 설립 10년만에 유럽 유명 매장에 진출한 것은 물론 20여 개국 수출로 K뷰티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유럽의 유명 백화점 진출은 화장품 기업의 생존문제와 자존심이 걸린 문제. 코코스타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부위별 팩 제조판매 아이디어 하나로 온갖 어려움을 뚫었다. 물론 제품력에서 나온 자신감이 큰 힘이 됐다.

▲ 퍼스트마켓의 안종진 부사장은 "'Korea Cosmetic Star'의 준말인 코코스타는 한국 화장품이 글로벌 브랜드로 커가겠다는 꿈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덕용 기자>

#1. EU 인증 획득…유럽 최고 백화점에 입점 

사무실 한 켠에 제품 박스가 쌓여 있고 직원들의 라벨 작업이 한창이다. 안 부사장은 스페인으로 수출할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88여개 백화점을 갖고 있는 엘꼬르떼잉글레스(El Corte Ingles)에 납품하기 위한 제품이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라벨 작업을 직접하고 있다. 지난 주에 EU(유럽연합) 인증을 받아서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하게 됐다. 최근 2016년 세계 최고의 백화점으로 선정된 이태리 밀라노 라리나센터(la Rinascente) 백화점에도 입점하기로 결정이 돼서 제품을 준비 중이다."     

이 업체는 미국·캐나다·중국·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호주·멕시코·칠레·콜롬비아·인도네시아·스페인·이태리 등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퍼스트마켓 코코스타 브랜드 제품들은 미국의 유명 리테일숍에 대부분 들어가 있다. 노드스트롬·얼타·얼반아웃핏터즈·안트로폴로지·샤를롯러쓰·포에버21 등에 입점해 있고 비디오소셜커머스 조이어스닷컴(joyus.com)에도 핸드팩과 네일팩 등이 판매되고 있다. 루이뷔통 그룹 산하 세포라(호주), 홍콩 포시즌즈호텔과 인도네시아 고급 프리미엄쇼핑몰 플라자인도네시아에서도 코코스타 브랜드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이 회사는 영국 인증을 9월 중으로 마치고 영국을 비롯한 독일, 프랑스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 퍼스트마켓의 직원이 스페인 엘꼬르떼잉글레스 백화점에 납품하기 위한 제품의 라벨 작업을 직접하고 있다. <사진=이덕용 기자>

대기업도 쉽지 않은 세계 유명 백화점과 리테일숍에 중소기업인 퍼스트마켓이 어떻게 입점할 수 있었을까? 안 부사장은 회사의 지나온 이력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2007년 회사를 설립해서 주로 국내 달팽이 크림 같은 제품을 일본에 수출하는 일을 했다. 타사의 제품을 수출하면서 한계점과 해외 유명 브랜드에 비해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뒤로 기존 제품과 다른 차별화된 새로운 자체 브랜드 상품을 고민하게 됐다. 이를 통해 머리에서 발끝까지 쓸 수 있는 부위별 팩을 만들어보자는 독특한 콘셉트를 도출해냈다. 처음에 내놓은 제품이 손톱을 관리하는 네일팩. 바느질할 때 사용하는 골무처럼 손톱에 끼워 케어해주는 제품이다. 이 네일팩을 이태리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전시회에 선보였는데 큰 호응이 있었다. 네일팩을 시작으로 헤어, 가슴, 팔뚝용 팩을 만들게 되면서 전문팩 코코스타 브랜드가 탄생하게 됐다."

▲ 코코스타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부위별 팩 제조판매 아이디어 하나로 온갖 어려움을 뚫었다. 사진은 코코스타 브랜드 제품들. <사진=이덕용 기자>

#2. 코코스타 브랜드의 애착과 자부심

안 부사장은 코코스타 브랜드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코코스타(KOCOSTAR)는 'Korea Cosmetic Star'의 준말로 한국 화장품이 글로벌 브랜드로 커가겠다는 꿈을 담고 있다. 코코스타를 상표등록을 했을 당시 화장품 글로벌기업에서 대형 로펌을 앞세워 브랜드가 유사하다며 이의를 제기해왔다. '포기해야 하는 건가'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냥 물러설 수 없어 맞대응 소송을 했고 1년 여만에 결국 승소를 해서 브랜드를 지킬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아주 강하다."  

안 부사장은 브랜드 제품을 모방하는 행태도 강하게 지적했다.

"코코스타는 특이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전문팩을 만들어 온 작은 브랜드다. 그런데 우리가 발매하는 신제품의 콘셉트, 패키지, 상품명, 모델의 사진 컷의 구도까지 베끼는 사례가 종종 있다. '우리 상품 콘셉트가 얼마나 좋으면 이렇게 모방할까'하는 이상한 자부심이 생길 정도다. 대기업, 중견기업 등 할 것 없이 이른바 뜬 상품을 그대로 베껴서 만들어 판매하는 일이 없어져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우보천리(牛步千里)하는 마음으로 독특한 상품을 만들면서 당당하게 나아가고 싶다."
       
코코스타의 팩은 얼굴이 아닌 손톱, 헤어, 가슴, 팔뚝팩부터 시작을 했고, 최근에서야 얼굴용 팩을 만들었는데 기존과 달리 슬라이스 형태로 만들었다. 오이팩 모양을 생각하면 쉽게 연상된다. 또 주로 흰색 원단과 다르게 사과, 알로에, 장미, 튤립 등 추출물의 같은 자연적인 색깔이 들어가 있다.

▲ 퍼스트마켓의 코코스타 제품들은 미국의 유명 리테일숍에 대부분 들어가 있다. 얼반아웃핏터즈·얼타·포에버21 매장에 코코스타의 팩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 제공=퍼스트마켓>

#3. 매출이 80% 이상 해외 유통에서 나와

퍼스트마켓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안 부사장은 올해에는 국내 유통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퍼스트마켓은 매출의 80% 정도가 해외 유통에서 나오고 있다. 재작년에 비해 작년 매출은 2배 정도 성장했고, 올해도 200%까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헤어팩과 발 각질 제거팩 등이 인기가 좋고 슬라이스 마스크팩도 반응이 좋다. 국내에도 롭스 전 매장과 에이랜드 명동본점, 수원AK몰점, 가로수길점 등에 입점해 있는데 하반기 패키지 상품 출시를 계기로 국내 유통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퍼스트마켓은 이태리 볼로냐 코스모프로프 등과 같은 해외 전시회와 국내 뷰티 전시회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

"11월 홍콩에 있을 뷰티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10월 킨텍스 뷰티엑스포에도 6개 부스를 매년 같은 자리에 마련할 예정이다. 이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항상 같은 자리에 코코스타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해외 바이어들은 1~2년 정도 브랜드를 지켜보다가 3~4년 정도 지나서 브랜드를 신뢰하고 계약을 맺은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있는 엘꼬르떼잉글레스 백화점의 전경. <사진 제공=퍼스트마켓>

안 부사장은 마지막으로 브랜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팩 분야에서 세계 넘버원 브랜드가 되고 싶다. 일부에서 정식 유통 채널을 통하지 않고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를 보는데 일시적으로 매출에 도움은 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브랜드 관리가 안 된다. 우리가 메인 유통 채널을 고집하는 이유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퍼스트마켓의 코코스타는 중소업체 브랜드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디어와 제품력, 브랜드 관리의 3박자가 어려운 EU와 미국 등의 문호를 활짝 열어젖힌 것이다. 20년지기 퍼스트마켓의 함정수 대표와 안종진 부사장이 만들어가는 코코스타의 1년 뒤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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