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의원 " 8개 병원서 1,223개 사용…병원, 어린이집, 요양원, 산후조리원 등 전수 조사해야"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가습기 살균제 파동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일반인들의 가습기 피해 진상이 속속 드러났다. 이번에는 환자들이 질병 치료 등을 위해 입원한 병원에서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위 이훈 의원실은 영문 이니셜로 공개했던 가습기살균제 사용 병원명이 서울 강서 미즈메디병원(388개), 서울 강서 우리들병원(38개), 부산 동래 광혜병원(396개),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290개), 경기 안양 샘병원(5개), 경기 안양 한림대 성심병원(40개), 강원 춘천 한림대 성심병원(37개), 강원 강릉 아산병원(29개) 등이라고 공개했다.

▲ 이훈 의원의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전국 8개 종합병원의 가습기살균제 구매 시기와 개수 <표 제공=환경보건시민센터>

이 의원이 보건복지부(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이들 병원이 약 6년간 사용한 가습기살균제의 총 개수는 1,223개이다. 제품별로는 가습기메이트가 822개(SK케미칼 제조-애경산업 판매), 옥시싹싹/가습기청정제(한빛화학 제조-옥시 판매/용마산업사 제조-홈플러스 판매)가 401개였다.

가장 많이 사용한 병원은 부산 광혜병원으로 4년간 396개이었으며, 서울 강서 미즈메디병원이 6년간 388개, 성남 국군수도병원이 4년간 290개를 사용했다. 특히 광혜병원과 안양 샘병원은 폐 손상의 직접적 원인인 PHMG를 주성분으로 하는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

이들 병원은 가습기 살균제를 병동 및 외래, 물리치료실, 의무기록실, 특수 검사실 등에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06~2012년까지의 전국 8개 종합병원의 가습기살균제 연도별 구입내역 <그래프 제공=환경보건시민센터>

이번 조사 결과는 복지부가 지자체를 통해 해당 지역 종합병원에 가습기살균제 사용 여부를 취합한 것이다. 하지만 침상수 100개 이상 전국 337개 종합병원 대상 조사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고 응답한 병원은 약 2.4%인 8곳에 불과했다.

병원의 가습기살균제 사용 여부 확인이 중요한 것은 이미 질병에 걸린 환자가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기존 질병이 악화하거나 사망하는 등 기저질환자의 영향에 관해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다른 병원들도 당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위 기관보고 회의와 9월 국감에서 정부가 병원, 어린이집, 요양원, 산후조리원 등을 전수 조사를 하고 피해자 구제에 나설 수 있도록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행복중심서울동북생협, 서울동북여성민우회,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서울 도봉구 방학동 횡단보도에서의 옥시불매 환경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병원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고, 그 때문에 피해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점이 밝혀진다고 해서 병원 측에 책임을 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병원들은 이 문제를 쉬쉬하고 감춰서는 안 된다"며 "병원협회, 의사협회 차원에서 조사에 적극 협조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의 전모를 밝히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위는 16일 국무조정실, 산자부, 환경부를 대상으로 첫 기관보고 회의를 열고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정부의 감독·관리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위는 17일 복지부, 공정위, 식약처, 18일 기재부, 법무부, 고용부 대상으로 기관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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