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난립...대한화장품협회의 업계 자율협조 역할 커져야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 매체들의 한국 화장품 관련 부정적인 보도가 부쩍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CFDA의 비관세장벽도 높아지고 있어,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새롭게 중국에 진출하려는 중소 업체의 경우 세밀한 대책 마련과 정도 경영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지난 7월 28일 대한화장품협회의 중국의 제반 규정 준수 다짐을 전 화장품업계에서 자율 협조토록 확산시켜야 한다.

중국 매체들 품질 문제 제기, 밀수 보도 

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중국 매체들이 한국 화장품에 부정적인 내용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망, 인민망 등은 지난 달 말 산둥 검역국에서 한국 화장품 중 검역 검사에서 품질문제로 올해 7번째 불합격 사례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자국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금지 제한 성분을 함유했다며 소비자들이 신중히 구매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산둥 검역국은 한국화장품의 문제를 첫째 한국에서 규정한 금지 제한 성분 목록과 중국에서 규정한 목록이 다르기 때문에 품질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한국의 많은 중소 기업들이 기능성과 안전성 평가능력을 구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셋째 한국의 불법 상인들이 위조상품이나 불량품(예: 페녹시에탄올 같은 금지 방부제 성분이 들어있는 마스크팩)을 중국으로 팔고 있다며, 온라인 유통제품과 직구상품, 대리상에 대해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한편 중국 중앙방송인 CCTV는 다롄해관에서 약 3,000만 위안(약 50억원)의 한국화장품을 밀수해온 일당을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밀수된 화장품은 품질 보증이 어렵고 피부에 유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검거된 용의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에 가짜 화장품을 제조하는 공장이 많으며, 개인이 운영하는 명동 가게들에서도 가짜 화장품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품질 문제를 제기하는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는, 그동안 한국 화장품의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믿음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외직구도 위생허가 받은 제품만 유통, 화장품도 검험검역목록에 포함

현재 우리나라의 화장품 제조판매업자는 8,000~1만 개로 추산되는데, 정작 자율협조가 이뤄지는 대한화장품협회 회원사는 고작 209개에 불과한 실정. 만일 중국 매체의 보도대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품질 저하 제품이나 불법 유통망을 통해 중국에 진출한다면, 한국 화장품 전체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자칫 중국 시장을 잃는 사태를 불러올 수도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해 중국의 시장규모는 세계 2위로, 2014년 478억 달러(55조원)였다. 이중 기초화장품이 231억 달러, 색조화장품이 30억 달러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액은 2015년 10억 6,237만 달러(1조 2,021억원)로, 화장품 총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중국의 비관세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2017년 5월부터는 해외직구로 수입하는 화장품에도 CFDA의 위생허가를 적용하며, 중국에 최초로 수입되는 화장품은 위생안전성 검사를 받은 후 수입화장품 위생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통관 및 중국 내 판매가 가능하도록 강화했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직구 품목인 화장품은 예전에는 통관신고서 없이 보세창고로 수입되었는데, 앞으로는 화물로 분류되면서 복잡한 검험검역 과정을 거치게 됐다. 화장품은 거의 모두 ‘검험검역목록’에 포함돼 사실상 해외직구 수입품의 규제를 받게 됐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중국 소비자들의 한국화장품 해외직구액은 2,986억원에 달했다.

또 수정된 중국 화장품 안전기술규범도 올해 말 확정될 것으로 보여, 규정 준수 문제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또 따이공을 통한 수입도 규제대상이어서 한국 화장품의 유통질서 확립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중국 화장품 위생허가를 받아야만 정식으로 수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기간과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품질이 좋고 차별화된 화장품이라고 소문이 나면 어떤 루트를 통해서든 구매해왔다. 따라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한국 화장품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전달해주어야 한다.

이제라도 한국 화장품의 품질 문제 및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대한화장품협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식약처와 공동으로 중소기업 실태를 파악해, 업계 자율 협조가 이뤄지도록 해서 한국 화장품의 이미지 고양과 미래 성장전략을 다듬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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