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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 > 환경 2016. 08. 19. Fri
환경"환경부가 아버지를 또 한 번 죽였다. 4단계 판정 인정 못 해"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족 김미란 씨 울며 성토…"잘못된 기준 적용한 엉터리 판정"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환경부가 아버지를 또 한 번 죽였다. 내일이 아빠 돌아가시고 맞는 첫 생신이라서 모신 곳으로 '억울함을 풀었다'는 판정 결과를 가져가고 싶었는데, 4단계가 판정이 나왔다. 이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빠를 욕보이는 것 같다. 절대 인정할 수 없다."

19일 오전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족 김미란 씨는 18일 발표된 '환경부 3차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사·판정 결과'의 부당성을 울먹이며 성토했다. 2009년 애경의 제품을 사용했던 김 씨도 남편, 딸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접수를 준비 중이다.

   
▲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환경부의 이번 피해 조사·판정은 한마디로 엉터리"라며 비판했다. <사진=이덕용 기자>

이날 모인 다른 피해자들도 "잘못된 기준에 따른 정부의 판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판정 기준이 개선될 때까지 3~4단계 판정은 보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2월 아들과 함께 3차 피해 신고를 접수했던 이재성 씨는 "이번 결과를 보면 폐 이외 다른 장기의 질환자는 희망이 없다. 피해자들이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로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 하고 있다"며 판정 기준 개선을 촉구했다.

홈플러스의 가습기청정제를 사용하다 2009년 6개월 된 딸을 잃은 김홍석 씨도 "4차 피해 접수를 했는데 환경부의 이런 판정 결과로는 기대할 게 없다"면서 "기저 질환 등 고려한 판정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4차 피해 접수를 한 조오섭 씨는 "아내가 2009년부터 2년 동안 옥시싹싹 제품을 사용한 뒤 감기와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다가 결국 폐섬유화로 숨졌다"며 "이번 국정조사에서 피해 등급 판정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판정 문제점에 대해 수차례 지적했지만 시정되지 않아 3~4단계 판정 결과 통지의 수령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강찬호 대표, 피해자 유족 조오섭 씨, 피해자 이재성 씨, 피해자 유족 김미란 씨, 피해자 유족 김홍석 씨. <사진=이덕용 기자>

환경부가 18일 발표한 3차 조사·판정 결과를 보면, 지원 대상인 1∼2단계는 165명 중 21%인 35명이고, 지원이 안 되는 3∼4단계가 79%인 130명이다. 특히 건강모니터링 대상에도 들어가지 않는 4단계가 전체 절반에 가까운 49.1%를 차지하고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환경부의 이번 피해 조사·판정은 한마디로 엉터리"라며 "옥시가 의뢰했던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의 연구 결과, 영남대 심장부위 동물실험결과 등 '폐 손상 이외 장기에 미칠 수 있다'는 주요 근거들이 판정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저질환의 영향에 대해서도 분명한 관련 연구를 하지 않고 3~4단계 판정이 내려졌다"며 "최소한 판정을 보류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판정 문제점에 대해 수차례 지적했지만 시정되지 않아 3~4단계 판정 결과 통지의 수령을 거부한다"며 "이번 정부 판정의 문제점을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 참고인으로 참석해 알리고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덕용 기자 / news@thebk.co.kr< 저작권자 © 데일리코스메틱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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