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공식사과를 거부하는 정부 대신해 100만 공무원 사과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100만 공무원들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눈물로 사죄드린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공식사과를 거부하는 정부를 대신해 공무원들이 23일 이같이 사과했다.

▲ 공공성강화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이덕용 기자>

공공성강화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공투본은 지난달 22일 정부의 일방적인 성과주의 폐지와 공공성 강화를 위해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동조합 등이 참여해 만들어진 단체다.

공투본 유영록 공동위원장은 사과문에서 "수많은 국민이 목숨을 잃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분이 평생 씻을 수 없는 병에 신음하며 막대한 치료비에 발을 구르고 있다"며 "하지만 부실한 제도와 시스템으로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정부는 그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의 진솔한 사과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어 "현재 피해자 인정기준을 현실화하고 지원대상 및 금액도 확대해야 한다"며 "허술하고 어설픈 조치로 인하여 피해자들을 두 번 울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공투본 유영록 공동위원장은 가피모 강찬호 대표에게 사과문을 전달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이덕용 기자>
▲ 공투본 유영록 공동위원장은 가피모 강찬호 대표에게 사과문을 전달했다. <사진=이덕용 기자>

이충재 공동위원장도 "정부는 진상조사는커녕 관련 기관들에 면죄부를 주기에 바빴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 위원장은 "유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중요하다"며 "특히 옥시, 애경, 대형마트 등 이번 참사에 직접적 책임을 져야 하는 기업 및 관계자들은 국민의 법 감정에 상응하는 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투본은 앞으로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피해배상이 이뤄질 때까지 유가족 및 시민단체와 함께 협력하고 싸워나갈 것을 다짐했다.

▲ 가피모 강찬호 대표는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한 번도 사과를 제대로 못 받았는데 오늘 5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 공무원에게 사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이덕용 기자>

이에 대해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한 번도 사과를 제대로 못 받았는데 오늘 5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 공무원에게 사과를 받았다"며 "28일에 있을 가습기살균제피해자추모대회 5주기 행사에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송기석 의원은 "오늘 공무원노조의 사과 기자회견은 가습기살균제 문제 해결을 위한 진일보"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이덕용 기자>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송기석 의원(가습기살균제 특위 간사·국민의당)도 "최근 국정조사 특위 기관보고에서 정부 부처 수장들이 공식사과를 거부해 질타했는데 오늘 공무원노조의 사과 기자회견은 가습기살균제 문제 해결을 위한 진일보"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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