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특위 우원식 위원장 "청문회는 29일~30일 이틀 동안 진행…9월 2일에 종합조사"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가습기살균제 특위 우원식 위원장으로부터 옥시 영국 본사 방문 취소 이유와 앞으로 청문회의 진행 방향 등에 관해서 들어봤다.

Q.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영국 본사를 방문해 조사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방문이 취소된 이유와 향후 대응방안은 무엇인가?

A. 영국에 본사를 둔 래킷벤키저는 재난을 일으킨 핵심 가해 기업이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옥시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사용자이다. 현재까지 피해자 총 695명 중 533명, 사망자 189명 중 135명이 옥시 제품을 사용했다. 옥시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다가, 검찰의 수사 이후 마지못해 면피용 사과를 했을 뿐이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책임을 회피할 목적으로 보고서를 조작하는 증거 은폐를 시도했고, 이러한 일에 관련된 본사 관계자들은 검찰의 수사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다.

이를 통해 래킷벤키저 영국 본사가 기술적, 법률적 대응을 지원하고 진행 과정을 보고받는 등 깊숙이 개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최근에는 영국 본사가 옥시 가습기살균제의 제품안전보건자료(PSDS)를 2004년 10월 승인, 발행했다는 것도 새롭게 확인됐다.

▲ 지난달 26일 가습기살균제 국조특위 현장조사에서 다른 의원들과 상의하고 있는 우원식 위원장. <사진 제공=우원식 의원실>

특위는 영국에 본사를 둔 래킷벤키저를 방문해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본사의 책임을 묻는 현장조사와 공식적인 사과, 청문회에 영국 본사 주요 임원의 출석을 요구하기 위해 영국 본사 방문을 추진해왔다.

영국 래킷벤키저도 특위의 방문을 통보받고, 피해자 가족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사과문 발표와 청문회 출석에 대해 동의를 밝혀오다가, 방문 며칠을 앞두고 특위의 조사활동 및 사과문 발표 등 전 과정을 비공개로 해야 한다는 요구를 해왔다. 그뿐만 아니라 라케시 카푸어 회장과 특위 위원장의 공동 언론브리핑마저 할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청문회에 참석할 래킷벤키저 본사의 책임자 명단도 사전에 전달하기로 했었으나 이것도 영국에서 비공개회의 때 논의하자고 하는 등 일방적인 입장변경을 통보했다.

가해 기업이 사과를 밝히는 형식마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약속을 뒤집는 상황에서 우리는 사과의 진정성을 찾을 수 없었고, 래킷벤키저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부득이하게 방문조사를 취소하게 됐다. 하지만 끝까지 조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특위 명의로 래킷벤키저를 대표하는 책임자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할 것을 요청하겠다. 특위의 조사 기간이 10월 4일까지이기 때문에 청문회에서 밝혀진 본사 개입 여부를 바탕으로 조사를 추가하는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 지난달 25일 찰스 헤이(Charles Hay) 주한영국대사와 면담하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국조특위 우원식 위원장. <사진 제공=우원식 의원실>

Q. 청문회에서 어떤 점을 눈여겨보아야 하는가?

A. 이번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제1원인을 제공한 것은 이익에 눈이 멀어 국민(소비자)의 안전을 등한시한 기업들이다. 이번 청문회는 29일~30일 이틀 동안 진행되고, 9월 2일에 9명의 증인과 3명의 참고인을 불러 종합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주요 청문회 출석 대상은 옥시, SKC 등의 기업 전·현직 대표들은 물론 가습기살균제 개발에 참여한 해당 기업들의 연구진부터 옥시의 증거 은폐 시나리오를 기획했다는 의혹을 받는 법무법인 김&장까지 될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 해당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PHMG, PGH, CMIT·MIT 등)의 유해성을 제조·공급·유통/판매 업체에서 사전 인지했는지가 될 것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은 내부적으로도 '인체에 무해', '아이에게 안심' 등 광고 문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으며, 판매 기간 동안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있었음에도 가습기살균제 유해성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외에도 △ 기업 내부 및 소비자 민원에 따라 어떻게 대응하였는지, △'가습기살균제가 폐 질환의 원인이다'는 정부의 실험결과 발표 이후 옥시를 비롯해 각 기업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였는지, △ 피해자에 대한 배상은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지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부터 판매와 그 이후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을 확인해 나갈 것이다.

청문회가 국회에서 이뤄지지만 결국 핵심은 '국민이 얼마나 많은 관심과 지지, 응원을 보여 주는가'이다. 옥시 등 기업들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소비자 불매운동이고, 여·야를 막론하지 않고 가장 힘든 것은 국민들의 무관심일 것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일생생활에서 먹고, 마시고, 만지는 생활화학제품들의 안전성을 철저히 구축해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우원식 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12일 기준으로 피해 접수자는 전체 4,261명이며, 이중 사망한 경우가 853명에 이르는 사회적 재난”이라며 “이번 국정조사는 정쟁과 당리와 관련없이 진실 규명과 재발방지, 피해자 구제를 위한 성역 없는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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