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시민단체, 주한 유럽 3개국 공관에 항의 서한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가 한국 주재 영국대사관·아일랜드대사관·유럽연합 대표부·영국상공회의소 등에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참사넷)는 25일 주한영국대사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열고 "유럽 3개국의 4개 기업이 한국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하면서 지금까지 무려 775명의 한국 아이들과 엄마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25일 주한 영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환경운동연합>

이들은 "지난 15일까지 접수된 전체 사망자는 853명으로 이 중 3~4차 피해 접수자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1~2차 조사결과를 토대로 영국의 레킷벤키저와 테스코 제품을 사용한 사망자는 전체 사망 신고의 90.8%인 775명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유럽 기업별로 살펴보면, 옥시레킷벤키저의 경우 1~4차 전체 사망자 중 71.2%인 607명, 홈플러스 테스코 87명(10.3%), 덴마크의 케톡스 81명(9.6%)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다.

가피모 강찬호 대표는 "애초 국회 특위와 함께 영국을 직접 방문해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옥시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의 거부로 무산됨에 따라 이번 주한 유럽 공관의 항의 방문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유럽 정부와 산업계가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관련 기업에 대해서 국가 차원의 처벌과 대책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25일 주한 영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환경운동연합>

이날 주한 유럽 공관에 전달된 서한에는 △ 유럽연합, 영국·덴마크·아일랜드 3개국 정부의 책임 인정하고 공식 사과 △ 영국상공회의소의 레킷벤키저·테스코의 징계 △ 레킷벤키저 라케시 카푸어 CEO의 방한 사과, 피해 대책 제시 등 주장과 영국 검찰에 레킷벤키저와 테스코를 살인죄와 뇌물죄로 고발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르웨이의 경우에 직접 책임이 없지만 레킷벤키저의 기관투자자가 노르웨이 연기금이기 때문에 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별도로 서한을 전달하게 됐다고 가피모는 전했다.

한편, 가피모와 환경보건시민센터·환경운동연합·참여연대 등 가습기참사넷은 지난 22일부터 국정조사를 거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옥시레킷벤키저 본사 앞에서 항의 농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가 25일 주한 유럽연합 대표부의 관계자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가습기참사전국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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