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미국에서 1등[1]...교포와 아시아계 소비자가 타깃이어선 성장 어렵다

한국 화장품 산업이 전환기에 들어섰다. 중국시장으로부터 성장 동력을 얻은 한국 화장품 산업은 이제 브랜드 파워를 키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시점이다. 그 키워드로써 외모꾸미기(beautification)와 미적 액티비즘(aesthetic activism)의 인문학적 브랜드스토리가 10년 후 한국화장품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편집자>

①미국에서 1등 ②미학 마케팅 ③브랜드스토리 ④중국에서 살아남기 ⑤10년 후 기업을 찾아서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한국화장품의 경우 중국 시장 진출로 덩치도 키우고 성장 동력을 얻었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지난 7월 청와대 보고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으로 글로벌 톱100에 10개 기업이 진입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젠 미국 및 유럽 등의 글로벌 시장 확대가 현안으로 등장했다. 특히 미국 시장은 세계 1위 규모의 시장인데다, ‘미국에서 1등이면 글로벌에서도 1등’이라는 목표 설정으로 지속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 바야흐로 미국시장을 본격적으로 두드릴 시점이 온 것이다.

또한 지금의 중국 편중은 정치적 사건에 휘둘릴 때마다 요동칠 게 뻔해서, 한국 화장품의 입지를 근본적으로 흔들까 걱정스럽다. ‘10년 후 한국화장품’의 미래를 위해 미국시장에 본격 진출할 때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빠졌지만 화장품산업에 대한 글로벌 시각은 낙관적이다. 산업분석 전문 보고서인 IBIS World에 따르면 미국 뷰티산업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3.3% 성장했으며,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3.4%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용 제품, 우린 왜 안될까

미국의 패션·뷰티 전문 언론사인 우먼스 웨어 데일리(WWD)가 발표한 세계 100대 화장품 순위를 보면 한국 기업은 3개사가 랭크됐다. 12위 아모레퍼시픽, 19위 LG생활건강, 66위 에이블씨엔씨가 순위에 오른 것. 조사 해당 품목은 향수·메이크업·스킨케어·바디케어·선케어·헤어케어·데오드란트·플러스 세룰라이트·면도 등이며, 비누·면도날·치약·다이어트식·의약품·비타민·세정제는 제외한 수치다.

이 리스트를 보면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은 미국이 30개, 프랑스가 15개, 일본이 12개, 이탈리아가 7개, 독일이 7개, 영국이 6개, 브라질이 4개, 중국이 4개, 한국이 3개, 페루가 2개사다. 나라의 면면을 살펴보면 문화강국의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수 시장이 크다고 해서 자국 기업들의 덩치가 큰 것만은 아니다. 역시 품질력과 함께 3대 미학 마케팅(브랜드, 아이덴티티, 이미지)에 강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독차지 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화장품 100대 기업의 매출액을 합치면 2,106억 달러. 이중 상위 10개사가 전체 매출의 59%인 1,112억 달러를 기록했다.

로레알이 280.2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14.3%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이다. AP와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3개사의 매출을 합쳐도 로레알의 4분의 1에 머문다.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주요 브랜드 수를 비교해보면 로레알 33개. 2위 유니레버 36개 3위 P&G 33개. 에스티로더 28개, 시세이도 19개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24개, LG생활건강은 21개다. 브랜드를 들춰보면 하나하나마다 분야별로 강력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소비자로 하여금 명품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전문가용 제품 라인업을 강점으로 내세워, 높은 기술력과 디자인력의 이상적인 조합을 만들어내고 있다.

브랜드 스토리

코트라의 뉴욕 무역관이 만난 현지 화장품 바이어는 “한국 화장품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브랜드(Brand Story)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품질과 가격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브랜드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뉴욕, 뉴저지에 매장을 운영하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최근 한류가 확산되면서 한국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는데, 아직은 교포, 중국 등 아시아계 소비자들이 주력 소비계층으로, 고객층을 점차 주류사회로 넓혀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한마디가 한국화장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중국에서 통한 “품질이 좋으면 잘 팔릴 것이며, 기술개발과 유통에 매달려 노력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데서, 한국 화장품의 한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되는 것은 한국화장품의 브랜드력이 낮다는 것이다. 이는 외모꾸미기(beautification)와 미적 액티비즘(aesthetic activism)을 통해 여성들이 자아 정체성과 삶의 미학을 찾아가는 가치와 행위를 반영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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