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미국에서 1등[2]...수출 증가율은 높아도 미국 화장품 시장 규모에 비하면 세 발의 피, 파괴적 발상 전환 필요

한국 화장품 산업이 전환기에 들어섰다. 중국시장으로부터 성장 동력을 얻은 한국 화장품 산업은 이제 브랜드 파워를 키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시점이다. 그 키워드로써 외모꾸미기(beautification)와 미적 액티비즘(aesthetic activism)의 인문학적 브랜드스토리가 10년 후 한국화장품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편집자>

①미국에서 1등 ②미학 마케팅 ③브랜드스토리 ④중국에서 살아남기 ⑤10년 후 기업을 찾아서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코트라 보고서 및 한국 기업들의 미국 화장품 시장 진출 소식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한국 화장품의 대미 수출액은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전년에 비해 51% 증가한 2,133억원이었다. 이 수치는 미국 화장품시장 규모의 4천분의 1에 불과하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서는 한국화장품의 미래를 논하기 어려운 이유다.

▲ Sephora 상점 내 한국 화장품 제품<사진 제공=코트라>

세포라 빼곤 백화점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한국화장품

2015년 미국의 화장품 수입시장 규모는 39억 5,077만 달러로 지난 3년 동안 연평균 6.1% 성장했다.(스킨케어 및 색조화장품류 기준) 한편 2015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액은 2억 1,751만 달러로 전년 대비 71.5% 증가했다.(자료=World Trade Atlas International)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1%로 동 기간 미국 수입액 연평균 증가율을 크게 상회한다. 이 기간 한국은 미국의 화장품 수입국 6위에 랭크됐다.

미국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한국화장품의 시장 점유율은 5.51%로 프랑스(19.15%), 중국(16.97%), 캐나다(16.42%), 이탈리아(8.06%), 영국(5.87%)에 이어 6번째다. 여기까지는 한국화장품이 선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국화장품은 극히 일부 매장을 빼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미미하다.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미국 시장 규모는 약 8,004억 1,500만 달러(953조 9,345억원)로 한국 화장품의 시장 점유율은 불과 0.0002%에 불과하다.

▲ Ulta 상점 내 토니모리사 제품<사진 제공=코트라>

한편 미국의 카테고리별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스킨케어에서는 Neutrogena가 5.6%, 올레이(Olay)가 5.0%, Bath&Body Works가 4.0%를 차지한다. 모두 미국내 기업이 보유한 브랜드다. 메이크업 역시 Gemey/Maybelline/Jade가 8.8%로 1위, Mac이 8.2%, Cover Girl이 7.8%의 순이다.

품목별로는 스킨케어-색조-헤어케어 순으로 시장비율이 높고 수요가 확대 중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의 판매 촉진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화장품의 유통구조는 오프라인 매장이 81.6%를 차지한다. 그 중 헬스·뷰티 전문점이 24.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식료품점-할인점-백화점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홈쇼핑 및 인터넷 구매 등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유통채널의 점유율은 15.5%이며,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지난 7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및 샌프란시스코의 미용박람회(CosmoProf)를 시찰하고, 미국 화장품 유통매장 내 한국화장품 현황을 조사한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전화통화를 통해 “세포라에서만 한국화장품을 볼 수 있었을 뿐 대중적인 유통채널 입점은 미진해 보였다”며 “미국 유명 백화점에서도 해외 유명 브랜드는 입점되어 있으나,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찾아볼 수 없는데, 이는 브랜드 파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직까지 한국화장품의 브랜드력은 미국 시장에서는 미약한 실정이다.

▲ 네이처리퍼블릭 미국 LA 델라모몰점.<사진 제공=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활발한 미국 진출

미국의 화장품 유통매장 내 한국 화장품 입점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 화장품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세포라에 가장 많은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아모레퍼시픽, belif, Dr. Jart 등 다수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매대도 눈에 잘 띄는 계산대 앞부분에 위치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세포라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저가 화장품이 주로 유통되는 드럭스토어나 마트에서는 한국 화장품을 찾기 어렵다. 일부 할인 매장의 화장품 코너에서 일부 한국의 저가 화장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브랜드 매대가 아닌 저가 소형 매대여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또한 미국의 유명 백화점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가 주로 입점되어 있어,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직까지 미국 내에서는 한국 화장품 프랜드 파워가 현저히 약하다는 점을 반증한다.

현재 한국 화장품은 세포라, 얼타, 타겟, 어반아웃피터스 등 대형유통체인에 입점해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9개사, 128개 제품이 입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타(Ulta)는 미국 일리노이 시카고에 위치한 초대형 뷰티 유통체인으로 미국 내 48개주에 874개의 스토어를 보유한다. 토니모리는 유럽 세포라 진출 이후 올해 2월 얼타에 입점했으며, 뉴욕 맨하탄에 플래그십 스토어, 샌프란시스코에 70평 규모의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등 미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미국의 4대 쇼핑몰 그룹인 사이먼, 웨스트필드, GGP, 마세리치에 입점하며,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2012년 미국 진출 이후 17개의 단독 매장을 운영 중으로, 미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는 알루어 매거진에 슬리핑팩 광고와 함께 샘플을 부착해 제공하는 샘플 마케팅을 전개했다. 또 K뷰티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편집숍도 생겨나고 있어, 이를 오프라인에서 구현한 ‘피치앤릴리’는 메이시스 플러싱점에, ‘그린앨리’는 뉴욕시 맨해튼의 홀푸드 콜럼버스 서클점에 한국 화장품 브랜드인 ‘키초’와 ‘반트’ 제품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2008년 아모레퍼시픽이 에어쿠션 패키지로 미국 시장에서 화제를 불러 모은 이래, 최근 3년간 한국 화장품은 세계시장에서의 역동적인 성장세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도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다양한 형태로 미국 시장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브랜드파워는 약하고 시장 점유율도 미약한 편이다. 그리고 K뷰티의 주 고객이 아시안아메리칸이라는 점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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