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 5주기 추모…LED 촛불과 '빼앗긴 숨' 책으로 사망 숫자 표현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지난 2011년 8월 31일, 처음 가습기살균제로 산모 6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이날을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의 날로 정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달 31일 서울시민청 지하 2층 바스락홀에 10여 명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여 사망자를 추모했다. 한편, 대형할인점의 가습기 살균제 구매이력을 조사하면, 잠재 피해자가 30만~200만명이라는 추정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 지난달 31일 서울시민청 지하 2층 바스락홀에 10여 명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여 사망자를 추모했다. <사진 제공=환경운동연합>

이날 행사에서는 가습기살균제로 호흡 기능을 잃고 코에 산소호흡기를 끼운 한 아이의 모습을 그린 이미지 위에 작은 LED 촛불과 '빼앗긴 숨' 책으로 사망자의 숫자 913을 기록했다.

참석한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인해 부모·배우자·아이를 잃은 유가족, 현재 치료 중인 가족을 두었거나 피해 당사자이기도 했다. 그림 속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아이의 아버지도 자리에 참석했다.

그린디자이너 이성진 교수가 아이의 사진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는데, 안종주 환경보건시민센터 운영위원이 집필한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다룬 '빼앗긴 숨'의 표지로도 알려지게 됐다.

▲ 가습기살균제로 호흡 기능을 잃고 코에 산소호흡기를 끼운 한 아이의 모습을 그린 이미지 위에 작은 LED 촛불과 '빼앗긴 숨' 책으로 사망자의 숫자을 기록했다. <사진 제공=환경운동연합>

지난달 30일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망자 신고수만 913명. 참사 5주기 날 31일 하루 동안에만 24명 신고로 사망자 6명이 늘었다. 그래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는 4,486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사망은 919명, 생존 환자는 3,567명이다. 이 사건이 정부에서 발표된 지 만 5년 만의 일이다.

전체 피해신고 중 올해 들어온 신고가 전체의 71.4%인 3,204명이다. 올해 사망 신고가 75.4%인 693명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의 조사연구에 의하면, 가습기살균제 전체 사용자가 1,000만명에 달하고 잠재적인 피해자가 적게는 30만 명에서 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아직도 수많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가 존재하지만 신고되지 않고 있다.

▲ 지난달 28일 오후 1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2016 5주년 가습기살균제 참사 추모대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환경운동연합>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의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 이마트 이갑수 대표, 홈플러스 정종표 부사장, 코스트코 조민수 대표에게 "회사들이 보관하고 있는 5년간의 가습기살균제 판매기록과 이전치 기록을 모두 파악해 구매자들에게 구매 사실을 통보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들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대형할인점들이 가습기살균제 구매자들에게 구매 이력을 통보하게 되면 가습기살균제 사용자와 피해자의 상당수가 파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지난달 28일 오후 1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2016 5주년 가습기살균제 참사 추모대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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