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원 의원, 그린피스·여성환경연대와 공동 기자회견 통해 금지법안 3개 발의, 국정감사 때 관련 대책 질의 예정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화장품과 생활용품에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을 전면 금지하는 3개 법안이 추진된다. 7일 오전 강병원 의원(환경노동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정론관에서 그린피스, 여성환경연대와 함께 '미세플라스틱 규제입법과 환경유해성 방지'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플라스틱 전면 금지 3개 법안' 발의를 공식화했다.

이 개정안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에 미세플라스틱을 유해화학물질에 포함시키고, 화장품법과 식품의약품법에 미세플라스틱을 사용금지 원료에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 강병원 의원·그린피스·여성환경연대가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미세플라스틱 규제입법과 환경유해성 방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덕용 기자>

정부, 미세플라스틱 경고 보고서 발간하고도 2년째 무대책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 의원은 "2014년 정부가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을 알고도 2년 동안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사람을 포함한 상위 포식자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 보고서에는 동물실험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유해물질을 흡착한 후 생체 내 축적되어 생식질환·호르몬 이상 등을 증가시키고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2015년 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환경보건 10개년 종합계획'에도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 평가가 들어있었지만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강 의원은 지적했다. 정부 내 업무 공유는 있었지만 대책 마련은 소홀히 한 것이다.

▲ 강병원 의원(오른쪽에서 두 번째)·강희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오른쪽에서 세 번째)·박태현 그린피스 해양보호 캠페이너(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7일 기자회견 연 뒤 회원들과 함께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이덕용 기자>

선진국들, 내년까지 미세플라스틱 사용금지 선언

미세플라스틱은 스크럽제, 치약, 샤워젤 등에 세정과 시각적 효과를 위해 사용되는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다. 인체유해 가능성과 환경파괴를 이유로 세계 주요 선진국은 '미세플라스틱 사용금지'에 나섰다. 미국은 양원 만장일치로 연방차원의 규제법안을 채택하여 2017년 7월부터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캐나다는 유해화학물질에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적극 규제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8년부터 화장품의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고, 영국은 2017년까지 금지하겠다는 공식 발표가 있었다. 대만과 호주 역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전면규제를 약속했다.

국내에선 그린피스와 여성환경연대가 미세플라스틱 규제 법제화를 촉구하는 대국민 서명운동을 온오프라인 상에서 벌였고, 지금까지 2만 6000명이 넘는 시민이 참여했다. 또 그린피스가 국내외 22개 제품을 실험한 결과 6개 제품에서 플라스틱 폴리에틸렌과 일치하는 입자 파장이, 추가로 조사한 4개 제품에서는 미세플라스틱 가능성이 높은 파장이 관찰됐다.

▲ 그린피스는 최근 국내외 22개 제품에 대해 정밀한 과학 실험을 실시했다. 이미지는 실험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이미지 제공=그린피스>

박태현 그린피스 해양보호 캠페이너는 "제품 1개당 많게는 280만 개 마이크로비즈가 들어 있고, 한번 사용 시 10만 개 이상의 마이크로비즈가 물에 씻겨 내려갈 수 있다"며 "허점 많은 기업 주도 정책만으로는 미세플라스틱의 바다 유입을 제대로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가 지난해 국내 유통되는 세정·각질제거용 화장품들의 전성분 조사 결과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여전히 많은 제품에서 사용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강희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화장품 전성분표시제에 따라 정보를 공개한 제품만 조사했음에도, 약 350개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의심되는 성분을 발견했다"며 "미세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위해서는 '생활용품 전성분 표시제'를 시행하고, 국가적 차원의 미세 플라스틱 관리 및 규제 법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원 의원은 9월 26일 시작되는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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