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미국에서 1등[5]...현지인 공략, FDA 규정 준수, 코스메슈티컬 기능성 화장품 개발 필요

한국 화장품 산업이 전환기에 들어섰다. 중국시장으로부터 성장 동력을 얻은 한국 화장품 산업은 이제 브랜드 파워를 키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시점이다. 그 키워드로써 외모꾸미기(beautification)와 미적 액티비즘(aesthetic activism)의 인문학적 브랜드스토리가 10년 후 한국화장품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편집자>

①미국에서 1등 ②미학 마케팅 ③브랜드스토리 ④중국에서 살아남기 ⑤10년 후 기업을 찾아서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K뷰티가 꼭 성공시켜야만 하는 시장이 미국이다. 미국을 빼고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얘기할 수 없다. 현재 한국의 화장품은 미국의 대형매장인 얼타, 타겟어반 아웃피터, 세포라 등에 진출해 있다. 이들 뷰티바이어들은 K뷰티의 경쟁력을 ‘새로움·가격·기술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의 프리미엄 화장품보다는 30% 이상 저렴하지만 제품 기술과 효과는 비교적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 역시 FDA 규정을 준수하고, 현지 네트워크 구축, 지속적 브랜드 이미지 부각이 성공 키워드였다.

지난 달 22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제20회 캘리포니아 Face&Body 전시회가 열렸다. 코트라의 뉴스레터에 의하면 이 전시회는 참가기업 50% 이상이 개최지역의 판매·제조·유통기업들이며, 미국 중서부(시카고), 서부(실리콘밸리), 남동부(애틀랜타)를 구분해서 매년 3회 개최한다.

피부 재생효과 높은 비타민 화장품 인기

전시회를 통해본 미국 서부 화장품 시장 동향은 첫째, 색조보다는 안티에이징, 모이스처에 집중한 스킨케어 제품들이 중심이었다. 색조는 포화상태여서 스킨케어의 크림과 오일 제형의 안티에이징 기능성화장품이 주력으로 많이 출시되었다는 것. 특히 피부 재생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비타민E, C와 A가 함께 들어간 멀티 비타민 세럼과 에센스가 바이어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다.

둘째, 캘리포니아의 지리적 특성으로, 유기농으로 재배한 꽃과 식물을 주재료로 만들었음을 강조하는 샘플과 기념품으로 자사 이미지를 부각시킨 업체들이 많았다. 또 생소한 성분보다는 라벤더·장미·석류 등 잘 알려진 성분의 친환경 자연주의 제품인 스킨케어와 보디케어가 함께 전시됐다.

셋째 유기농식물, 꽃, 채소를 성분으로 한 마스크팩이 많이 등장했다. 고가의 스파보다 홈케어 트렌드에 맞춘 고가의 마스크팩을 찾는 일반고객의 증가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다만 뉴욕의 24K 골드, 보석, 유기농 특수작물을 재료로 한 고가의 마스크팩들이 관심은 많이 끌었으나 판매는 어려워 보였다.

이번 전시회의 참가 업체와 바이어들은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참고할만한 조언을 해주었다. 먼저 현지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뷰티 및 화장품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참가 △제조·판매·구매 등 광범위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미국 소비자들은 깐깐하진 않지만 생소한 브랜드는 회피한다는 것. 따라서 브랜드 인지도나 제품 이미지를 노출하는 마케팅을 꾸준히 펼칠 것을 제안했다. 특히 기능성 에스테틱 제품은 바이어들이 많이 보는 잡지(Skin inc, Cosmetic 등)의 지면광고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FDA 규정 따른 패키징, 레이블링

한편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 FDA의 규제 내용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FDA는 화장품 사용 원료를 엄격히 제한하며, 사용 금지된 원료의 사용과 부적절한 제품 생산과 판매는 법적인 규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FDA는 화장품 라벨 지침을 정하여 표시사항을 규제하고 있다. 올해 4월 FDA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 거부 사례 7건 모두 레이블링 문제였다. 성분 표기 누락과 소비자 혼란을 줄 수 있는 영어 표현 등의 이유로 수입이 거부됐다. 레이블은 주요정보 표시면(PDP), 성분 표시면(IP)으로 의무화되어 있는데, 모두 영어로 표기해야 한다.

또 화장품에 여드름치료와 자외선 차단제 등의 의약품이 첨가되거나 미백·노화방지 및 주름개선 등 기능성화장품은 Cosmeceutical로 구분하며, FDA 가이드에 따라 생산기지 및 제품 등록, 제품 승인과 라벨링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 또 화장품에 아무런 약품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도 FDA에 자발적 등록을 권고했다. 화장품 생산 업체나 디스트리뷰터는 FDA의 자발적 등록 프로그램(VCRP)를 통해 사용 금지된 재료가 있는지 사전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손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은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의 중소 브랜드 또는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 브랜드가 화장품 전문 매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전하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K뷰티와 한국화장품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한국 교민을 포함한 아시아계 미국인들 사이에 머물고 있고, 한국화장품 기업들도 주로 이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손 연구원은 “미국 내 아시아계 시장을 넘어 현지인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다양한 피부 타입과 피부색에 대한 제품개발, 소비연령층을 고려한 제품 패키지, 마케팅, 가격 책정 등 전략이 필요하다”고 팁을 보탰다.

식약처의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방안에 따라 글로벌 100대 기업에 한국 화장품사 10개를 랭크 시키려면 반드시 개척해야 할 시장이 미국 시장이다. 삼성전자의 TV 성공 사례처럼 ‘미국 1등 한국 화장품 제품’이 등장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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