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중국 상하이점 플래그숍 오픈 이후 143% 매출 성장...기존 숍들도 브랜드 전략 따라 매장 재정비
화장품 업계가 새로운 브랜드 전략에 따라 원 브랜드 숍에서 멀티숍 또는 편집숍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 신생 화장품 기업 및 ODM업체들의 소매점 확장으로 신개념 숍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플래그숍이냐 팝업 스토어냐? 매장 재창조를 둘러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펴 보았다.<편집자> ①플래그숍 ②팝업 스토어 ③브랜드 아이덴티티 |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요즘 화장품업계의 핫 이슈는 ‘매장의 재창조’다. 기존 로드숍은 물론 ODM업체들이 소매 분야의 확장에 나서면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있는 것. 지금까지 각 브랜드들은 통합성과 효율성을 중시해왔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급변하는 트렌드와 신제품 홍수, 신생 화장품 업체 및 ODM업체까지 소매점 확장에 나서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더욱이 홍대 및 서촌 등 중국 관광객들이 몰리는 상권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졌다. 또한 기존 숍들도 매출 부진 또는 브랜드 재정비 등 환경 변화에 따른 매장 정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매장의 재창조’가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상권이 가로수길이다. 기존 브랜드들의 숍들이 밀집한 상태에서,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개념의 숍들이 잇달아 문을 열고 있다. ODM업체인 A사가 편집숍 오픈 계획이고, 스타트업 기업 코스트리가 ‘파파레서피’라는 플래그숍을, 스킨푸드가 콘셉트 스토어를 잇달아 선보였다. 한스킨을 인수한 셀트리온스킨큐어도 인근 신사동에 콘셉트 스토어를 열고 피부 케어가 아닌 피부 큐어(피부 치료) 개념의 숍을 선보였다. LG생활건강은 기존 원브랜드숍을 개편, 멀티숍 가맹사업을 전개하며 새롭게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나섰다. 또 T, S, N 등은 가맹점들의 매출 하락과 브랜드 이미지 손상, 가맹점주 탈퇴 등의 이유로 전면적인 매장 재창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매장 재창조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가 플래그숍과 팝업 스토어다.
이니스프리 플래그숍 상하이점 론칭 후 143% 성장
화장품업계는 플래그십(flagship)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플래그십(기함·旗艦)이란 해군에서 함대의 선두에 나서 전투지휘를 하는 배를 말한다. 그만큼 위험도 많지만 빛나는 리더십을 보여준다.
플래그십 마케팅의 강자가 ㈜아모레퍼시픽이다. 일찍이 “아시안 안목으로 찾은 식물의 신비를 최고의 과학으로 전달하는 ‘Asian Beauty Brand’”라는 콘셉트로 ‘아모레퍼시픽’의 성공 스토리를 썼다. 레전드가 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의 주 제품은 안티에이징 스킨케어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마다 플래그숍(flag shop)을 개점했다. 플래그숍이란 다점포 중 본점 혹은 점포군을 대표하는 가게로 해군의 기함(旗艦)에 빗대서 부르는 말이다.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을 말한다. 브랜드의 표준 모델을 설정하고 제품 라인을 구성해서, 소비자들에게 기준이 될 트렌드를 제시한다.
㈜아모레퍼시픽 5대 브랜드는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다. 올해 초 서경배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들 브랜드를 1조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공격적인 해외진출을 선언하고 1,000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채택했다.
그 핵심이 플래그숍이다. 이니스프리는 2015년 태국 최대 상권인 시암에 3개 매장을 연달아 오픈했다. 중국에서는 단일 코스메틱 브랜드 중 가장 큰 규모의 상하이점(홍이광장점)을 오픈했다. 지난 7월에는 상하이 디즈니랜드 내 유일한 코스메틱 브랜드로, 이니스프리의 제품의 체험 존과 청정 제주를 가상현실(VR) 체험을 할 수 있는 플래그숍으로 화제를 모았다.
상하이점 오픈 이후 이니스프리의 해외시장 매출은 143% 성장했다. 이니스프리는 올해 1조 매출 달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에뛰드도 2015년 8월 일본 패션과 뷰티의 중심지인 하라주쿠 다케시타 거리에 플래그숍 1호점을 오픈했다. 이후 로드숍을 늘려 일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복지부 화장품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해외시장 진출 활성화를 내걸고, 수출 유망국가 대상 플래그숍 스토어 운영을 강조한 바 있다.
온라인 플랫폼도 플래그숍 오픈 붐
이니스프리는 원래 플래그숍을 열고, 점차 프랜차이즈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서 회장은 2014년 중국에서 프랜차이즈를 금지하고 직영점을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주들의 소요나 반발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우려한 선택이었다.
중국의 화장품 전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쥐메이요핀(聚美优品)도 베이징 왕푸징에 플래그숍 매장을 개설해 중국 전역과 세계 각국에서 온 수많은 여행객들을 매료시킨 바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개장하는 데는 많은 자본이 들어도 쥐메이요핀은 마케팅 효과를 위해 수도 베이징의 가장 번화한 상업지구인 왕푸징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듯 플래그숍은 상징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