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개 브랜드의 프랑스 화장품 시장에 이색 팝업 스토어, 뷰티 버스 등장

화장품 업계가 새로운 브랜드 전략에 따라 원 브랜드 숍에서 멀티숍 또는 편집숍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 신생 화장품 기업 및 ODM업체들의 소매점 확장으로 신개념 숍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플래그숍이냐 팝업 스토어냐? 매장 재창조를 둘러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살펴 보았다.<편집자>

①플래그숍 ②팝업 스토어 ③브랜드 아이덴티티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팝업 스토어의 핵심은 ‘새로운 경험’이다. 지루한 구매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신상을 체험토록 해 매장 방문 욕구를 확 불어넣어 주는 마케팅이다.

가로수길이나 이태원에 가면 팝업 스토어를 흔히 볼 수 있다. 공연 등 이벤트와 함께 브랜드 론칭 및 제품 체험존을 운영한다. 이처럼 한정된 기간에 브랜드 이미지를 갖추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매장이 팝업 스토어(pop-up store)다. 팝업 스토어는 플래그숍과 비교되는 개념이다.

팝업 스토어는 임시매장이다. 짧은 기간 동안 운영되는 매장이 마치 인터넷에서 잠깐 떴다가 사라지는 팝업창과 비슷하다고 해서 ‘팝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수년, 길게는 수십 년 이상 자리를 지키는 정규 매장과 달리 팝업스토어는 하루에서 길게는 1~2달 정도로 짧은 기간 동안 운영된다. 최근에는 신제품 출시를 기념하거나 특정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팝업 스토어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브랜드 전쟁의 최전선, 팝업 스토어를 살려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팝업 스토어가 가장 활발한 곳이 프랑스다. 2015년 한 해 동안 문을 연 팝업스토어가 500개가 넘는다고 한다. 평범한 매장, 지루한 쇼핑에 질린 현대인들에게 팝업 스토어는 새로운 경험이 되며,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에서는 팝업 스토어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버버리(Burberry)는 새로 출시한 플로럴 계열 향수 마이 버버리(My Burberry) 라인 홍보를 위해 기존 매장 내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팝업스토어를 설치했다. 정규 매장을 보유하면서, 팝업스토어 설치를 통해 신규 고객 유치와 매출 확대를 노리는 마케팅 전략이다.

엘리자베스 아덴(Elizabeth Arden)은 팝업 스토어로 시작한 매장을 정규 매장과 피부관리실로 확장하는 전략을 쓴다. 이 회사의 파리점은 파리 중심부의 쇼핑센터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3개월 운영하다, 매장으로 발전시켰다.

이처럼 팝업 스토어는 이미 많은 브랜드가 진출해있어 선뜻 도전하기 어려운 프랑스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때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

한편으로는 매스티지(masstige, 명품의 대중화) 제품 전략으로, 직접 경험하고 과시하기를 희망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전략으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전문지 ‘투테 라 프랜차이즈’는 팝업 스토어의 성공 조건으로 △적합한 위치와 기간 설정 △독창성 △행사 및 이벤트의 질 △고객과의 소통을 꼽았다. 파리의 팝업 스토어는 도심의 대형 쇼핑몰이나 유명 거리에 위치해 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이유도 있지만 상징적이고 심미적인 ‘미학 마케팅’ 관점에서 선택된다.

금방 철수하기 보다는 입소문이 날 시간 동안은 유지하는데,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인테리어, 풍부한 이벤트가 필수라고 한다.

팝업 스토어는 항상 즐거운 분위기여야 하며, 직원들은 제품을 판매하는 역할이 아니라 브랜드를 대표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 여성잡지·뷰티 블로그·SNS·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팝업 스토어 개점 소식을 알리고 최대한 많은 고객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뷰티 버스, 홈페이지에 운행 스케줄 공지

화장품의 천국 프랑스에는 이동식 팝업 스토어도 있다. 버스다. 라인(Line)은 찾아가는 서비스로 버스를 개조해 움직이는 매장을 론칭해 화제를 모았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도심과 회사 밀집 지역을 방문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버스에서 메이크업을 수정하거나 매니큐어를 발라볼 수 있다.

뷰티 버스는 미용에 관심이 많으나 시간이 부족한 2045 여성이 타깃이다. 홈페이지에 뷰티 버스 스케줄을 공지해 고객들의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저녁에는 버스 안에서 방문 고객들을 위한 작은 파티를 벌인다.

상가에 일반적인 형태의 매장으로 입점하는 것보다 더욱 눈에 띄고 가격 부담도 적은 새로운 형태의 매장은 앞으로 많이 등장할 것이다.

수천여 개의 브랜드가 진출해 포화 상태인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화장품 기업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플래그숍과 팝업 스토어의 승부는 어느 쪽이 더 신선하고 독특하고 창의적인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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