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하트웰의원 원장으로 의료제도의 문제점 제기, 사회문제화로 해결책 고민

▲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자 현 하트웰의원 원장이 '생과 사의 갈림길-골든타임'을 펴냈다.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흉부외과의는 특별하다. 급하게 도착한 환자의 가슴을 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목격한다. 그리고 회복과 희망을 얘기한다. ‘생명을 구하기 위한 최선’의 행위를 통해서.

그런데 의사의 최선을 거부하는 환자가 있다. 환자를 힘들게 하는 환경이 의사의 손길을 외면하는 경우다. 그럴 때 흉부외과의의 특별함은 무력하다. 의사는 아픈 환자를 회복시킬 수는 있어도 아픈 사회를 회복시키는 것은 사회의 몫이다.

의료 현장 30여 년 동안 환자와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는 의사로 살아온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환자나 사회 모두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된다”고 말한다.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안다면, 누군가 골든타임을 준수하려는 타종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썼다. 그리고 블로그와 언론을 통해 의료제도와 정책, 숨겨진 문제들에 대한 타종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1997년 보라매병원에 뇌를 다친 환자가 실려 왔다. 응급 수술한 후 나타난 부인은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계속할 수 없다며 퇴원을 요구했다. 의료진의 반대에도 끝내 환자 부인의 요구를 꺾지 못하고 ‘환자의 죽음에 대해 병원은 책임지지 않는다’는 각서를 받은 후 환자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환자는 곧 사망했다. ‘무의미한 연명 치료’는 뜨거운 이슈로만 남았다. 2014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정부의 대처방식은 서툴렀다. 2016년 1월 8일 존엄사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의료제도의 문제점과 허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도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어쩔 것인가?

이 책은 3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어린 시절 병원에 걸린 위 해부도를 바라보다 의사의 꿈을 꾸게 되고, 아들이 세 번 사망판정 받고 생명을 구하는 과정에서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2장에선 생사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 희망을 찾는 환자와 최선을 다하는 의사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 3장에선 흉부외과의 풍경 속에서 아찔한 경험과 의사들의 단면을 재현한다. 부록에서는 ‘의료사고와 의료제도’에서 전직 대한의사협회장으로 바라본 의료제도의 문제점과 의료사고 의미를 제도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저자 노환규 현하트웰의원 원장은 아픈 환자와 아픔을 겪는 사회의 치유법을 고민하고 있다. 노 원장은 아픈 환자를 방치하지 않는다. 허점 투성이 의료제도의 모순을 그냥 지켜보지 않는다. 골든타임 내 해결법을 모색하려는 그는 역시 특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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