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M업체의 상도의 추락...ODM업체의 자사 브랜드 화장품 판매, 미투 제품 양산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잇츠스킨의 수출 국가는 총 25개국에 이른다. 토니모리는 세포라를 통해 전세계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미국의 얼타 등 4대 쇼핑몰 입점 외에 자체 해외매장이 130여 개에 달한다. 모두 글로벌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다.

성공 브랜드에 기대어 ‘자사 제조’ 영업

책임유통업체들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뚫고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한 중국 시장에서, ODM업체들은 유통업체의 브랜드와 제품력을 ‘자사 제조’라고 선전하며, 잇달아 중국에 공장을 건설, 증설하고 있다.

또 성공 브랜드의 포뮬라를 쥐고, 중국 로컬 브랜드를 상대로 영업을 펼친다. 게다가 ODM 자사 브랜드로도 화장품을 만드는 행태를 당연시한다. 어떻게 ODM 업체들이 고객사의 제품을 제조하면서, 별도의 자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가?

이런 행태가 문제 되는 것은 상도의상의 비판도 있지만 심각한 문제는 시장에 범람하는 미투(Me too) 제품 때문이다. 책임유통업체들이 공들여 쌓은 탑에 기대어 ODM업체들은 무임승차에, 수익 사업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한국콜마 미국 업체 인수 및 제2 중국 공장 건설

한국콜마는 ODM(Original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을 '개발 및 디자인제조'로 설명하고 있다. 처방을 연구 개발하여 해당기술을 소유한 상태에서 거래처의 주문에 의해 납품되는 방식이다. 한국콜마는 매출의 95%를 ODM으로 올린다. 특히 콜마 글로벌 네트워크의 2만여 가지 이상의 제품 포뮬라를 공유하고,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수출 230억원, 내수 2,880억 원, 합계 3,110억 원이다. 연구개발비는 매출액 대비 4.46% 수준. 화장품 특허는 193개를 등록했다.

한국콜마의 생산가능 수량은 화장품이 6,409만개로 평균 가동률은 88%. 북경 콜마의 경우는 생산가능 수량 2,250만 개에 평균 가동률은 90%다. 최근 미국 업체 인수 및 2017년 말 완공 예정으로 상해 인근 무석지구에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국내 130여 개 브랜드 및 로레알 등 해외 30여 개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711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수출 특허는 기능성 승인건수는 총 1,212건, 특허 등록건수 71건, 특허출원건수 87건 등을 보유하고 있다.

ODM업체들의 의존도를 줄이려는 책임유통업계의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올해 식약처의 회수조치로 인한 갈등으로,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은 ODM생산을 자체 생산으로 바꿨다. 90% 이상 자체생산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히트제품을 기획 판매한 중소기업과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던 품질력의 기업들은 ODM업체의 눈치만 볼 수밖에 없는 실정.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책임유통업체들의 R&D 투자 축소와 경쟁력 저하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R&D를 늘려야 하는데, 자체생산 공장 건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투 상품과의 경쟁으로 자칫 매출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

일부 기업은 ODM 공장 건설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기자가 방문한 클레어스코리아의 코스나인 공장은 자사의 히트 브랜드인 게리쏭의 자체 생산을 위해 300억 원을 투자했다.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하겠다는 전략이다. ODM업체를 통한 생산으로 지적재산권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국화장품업계 전체 추락 위기

최근 거대 유통기업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화장품 PB 진출을 선언하면서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양사에 생산을 맡긴 것은 문제가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투 화장품의 범람과 제살 깎아먹기 경쟁 등의 문제다. 하지만 ODM업체는 매출확대 기회를 잡았다.

미투 화장품, ODM업체의 자사 브랜드 화장품 판매는 분명 한국화장품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추락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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