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설화문화전에 가다…전통과 현대의 조우로 빚어낸 한국의 미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서울 강남에 위치한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와 도산공원에서 설화문화전 'Once upon a time–견우 직녀'를 지난 13일부터 열고 있다.

▲ 도산공원에 설치된 건축가 정규동(OAA)의 '공오작(共烏鵲)' 작품 <사진 제공=아모레퍼시픽>

설화문화전, 10년째 진행된 메세나 활동

설화문화전은 설화수가 한국의 미를 전파한다는 취지로 10년째 진행된 메세나다. 메세나는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적극 지원함으로써 사회 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설화문화전은 그동안 전통을 계승하는 작업뿐만 아니라,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세대 간 문화 소통의 장으로써 그 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전통 설화를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해 더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올해는 '견우와 직녀' 설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렸다. 사랑과 약속, 만남과 이어짐 등의 상징적 소재로 이뤄진 설화를 서로 다른 분야의 현대 작가들과 함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 세계를 표현했다.

이번 전시회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기획과 진행을 맡았으며, 주목받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 11팀이 참여했다. 미디어 작가 김준, 조애리, FriiH, 건축가 stpmj, OAA, 오영욱, 설치미술가 전가영, 이수진, 박여주, 디자인 작가 패브리커, 안지미와 이상홍 작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견우와 직녀 설화를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다.

▲ 도산공원에 설치된 건축가 오영욱의 '마음 벽' 작품 <사진 제공=아모레퍼시픽>

도산공원에서 피어난 역사와 현대 작품의 만남

도산공원에 설치된 첫번째 작품은 건축가 이승택과 임미정 부부(팀명 stpmj)의 '그림자 다리'다. 7월 7일 단 한 번의 애틋한 만남을 가지는 견우와 직녀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림자의 움직임을 통해 하루에 한 번 특별한 만남의 간절함을 표현했다.

두번째 작품은 건축가 정규동(OAA)의 '공오작(共烏鵲)'으로 흑회색과 바랜 느낌을 주는 황색을 사용해 오작교의 느낌을 보다 실감나게 전달했다.

조금 더 걷다보면 건축가 오영욱의 '마음 벽'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가로막힌 붉은 벽은 수많은 CD 전선관들로 만들어져, 견우와 직녀가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일 때 진정한 만남을 할 수 있음을 표현했다.

네번째는 설치미술가 전가영의 '공간 접기' 작품. 이 작품은 기하학적인 패턴과 다양한 컬러의 선을 통해 마치 견우와 직녀 사이의 은하수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 도산공원에 설치된 디자인 작가 안지미와 이상홍의 '눈물 방울 속 수천억 개의 별' 작품 <사진 제공=아모레퍼시픽>

다섯번째로 만나게 된 작품은 디자인 작가 안지미와 이상홍의 '눈물 방울 속 수천억 개의 별'. 철제 프레임을 통해 견우와 직녀의 이별과 만남, 슬픔과 기쁨의 결정체를 표현한다. 여기에 유진목 시인의 사랑·기다림·이어짐을 타이포그래피과 드로잉 형태로 접목했다.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

도산공원에서 나오면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의 작품 전시가 이어진다. 이곳은 국내 뷰티 브랜드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다. 지하·지상을 포함해 총 6개 층으로 구성된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에서는 설화수의 브랜드 스토리뿐만 아니라 제품과 스파를 경험하고 다양한 컬쳐 클래스를 체험할 수 있다. 아시안 뷰티를 밝히는 등불을 컨셉으로 디자인된 건물 외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네리앤후(Neri&Hu)의 작품이다.

▲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 입구에 있는 설치미술 작가 이수진의 '은하철도의 밤' 작품 <사진 제공=아모레퍼시픽>

건물 입구는 설치미술 작가 이수진의 '은하철도의 밤'. 견우와 직녀를 가로막고 있는 은하수와 만남의 기적을 빛, 색, 메스감으로 오작교의 교차 공간을 플래그십스토어 외관에 반영했다.

이어 플래그십스토어 외벽의 계단은 설치미술 작가 박여주의 'Magic Hour on the Milky Way' 작품.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 1층에는 디자인 작가 김동규와 김성조(팀명 패브리커)의 '이음/일루전' 작품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 1층에 들어서면 디자인 작가 김동규와 김성조(팀명 패브리커)의 '이음/일루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사진 제공=아모레퍼시픽>
▲ 3층으로 올라가면 미디어 작가 김준의 '자自-연緣, 스스로 이어지다'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사진 제공=아모레퍼시픽>

3층으로 올라가면 미디어 작가 김준의 작품 '자自-연緣, 스스로 이어지다'가 시각적 즐거움에 설화수 고유의 향과 소리가 더해져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다음은 미디어 작가 조애리의 '시각적 운동학 No.20: 시간의 존재방식' 작품. 이별과 만남을 의미하는 은하수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 5층에 설치된 미디어 작가 배정완, 황상연, 조진옥(팀명 FriiH)의 '은빛 강 건너편에는 너가 있다 하던데' 작품 <사진 제공=아모레퍼시픽>

5층에는 4cm 길이의 컬러 철판 100여장이 격자 공간의 공백을 청색 파동으로 채워 나간다. 미디어 작가 배정완, 황상연, 조진옥(팀명 FriiH)의 '은빛 강 건너편에는 너가 있다 하던데' 작품이다.

무형문화재 염색장 정관채와 함께 만든 손수건과 노트 판매

이와 함께, 설화수 플래그십스토어에서는 설화수가 전통문화 계승과 함께 장인과의 상생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흔적을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정관채와 함께 만든 손수건과 노트 등을 판매해 비영리 문화 재단에 기부한다.

한편, 이번 행사는 내달 13일까지 계속 되며 설화문화전 웹사이트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서도 만날 수 있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