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젠과 유전자검사 기업 '젠스토리' 설립...의약품·이유식·펫용품·가공육판매대행 등 비화장품 부문 강화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LG생활건강이 올해 들어 비화장품 부문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규사업 진출과 합작회사 설립 등 다양한 형태로 생활용품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뛰어난 제품과 △기업설계 능력, △광범위하고 독창적인 마케팅 프로그램. 이는 P&G의 180년 역사를 함축한 특징이다. 세계 굴지의 생활용품 회사로 성장한 P&G는 건전지에서 향수까지 300여 개의 브랜드 아래 다양한 가정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은 P&G출신으로 이를 닮고 싶어 한다. 최근 차석용 부회장은 기업설계 능력 면에서 P&G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LG생활건강의 3대 축인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사업의 매출 비중을 1:1:1로 키워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 왔다.

LG생활건강의 2016년 상반기 화장품:생활용품:음료사업의 매출액은 52.6%:25.8%:21.6%다. 화장품의 경우 2014년 41.8%, 2015년 45.9%에서 올해 상반기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화장품 한 쪽으로 급격히 기운 모양이다. 이의 불균형을 개선하려는 차석용 부회장의 행보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전자검사 기업 마크로젠과 합작, 젠스토리 설립

25일 LG생활건강은 마크로젠과 소비자 유전체(Consumer Genomics)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총자본금 60억 원의 절반을 각각 출자해 ‘젠스토리(Genstory)’를 설립하고, 다양한 소비자 직접의뢰(DTC, Direct-to-Consumer) 방식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30일 보건복지부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혈당, 혈압, 피부노화, 콜레스테롤, 탈모 등 12개 항목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의료기관의 의뢰없이 유전자 분석 업체가 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양사는 신설법인을 통해 피부, 모발 등 뷰티 분야는 물론 소비자들의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를 통해 자신에게 생길 병명을 조사하는 서비스로 유명한 기업이 미국의 ‘23앤드미(23andMe)’다. 2006년부터 타액에서 유전자를 분석하여 어떤 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지를 조사하는 ‘퍼스널 게놈 서비스(Personal Genome Service)’를 제공하고 있다. 체크 가능한 항목은 당뇨병과 근육퇴행위축, 알츠하이머병 등 총 254개다. 비용도 200달러로 저렴한 편이라, 전 세계적으로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용했다. 이 기업 사례를 통해 젠스토리가 하려는 사업의 윤곽이 설명된다.

연평균 6.6% 성장 펫시장 진출, 오스 시리우스 론칭

LG생활건강은 작년 말 일반의약품 허가를 시작으로 올해 의약품, 이유식, 반려동물용품, 가공육 판매대행에 나섰다. 모두 비화장품 사업군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농협 목우촌과 손잡고 가공육 판매 대행을 시작했다. 지난 추석 시범 판매에서 가능성을 엿보고 정식 판매를 결정했다는 것. 농협과 온라인마켓에서만 판매하던 목우촌이 LG생활건강의 전국 유통망에 업힌 것이다.

한편 상반기에는 산양 액상분유를 국내 처음으로 내놓았다. 하반기에는 애견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올해 8월 애완용품 전문 브랜드 오스 시리우스(O’s Sirius)를 론칭했다. ‘오스 시리우스 플로라 디오더라이저’ 애견용 샴푸 출시를 비롯, 컨디셔너·미스트·데오도라이저 등 반려동물 용품을 내놓았다. 이는 1인 가구 증가로 펫 시장 규모가 올해 1조 316억원으로 커질 것이란 농림축산식품부 전망에 따른 것이다. 펫시장은 2020년 5조 8,000억원으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의 사업다각화는 사드 관련 중국 정부의 보복 우려, 2017년 면세점 채널 성장률 저하, 요우커 등 관광객 감소 등 외적 요인에 의한 화장품 부문의 불안감 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사업간 고른 성장세를 지향하고 있으며, 아직 시작 단계라 테스트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이 한국형 P&G 모델을 구축, 롱런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