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아모레퍼시픽이 처음 개척...7.3만명이 1조 7,330억원 매출 올려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화장품 기업들의 방문판매 채널의 매출액이 공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다단계판매업자·후원방문판매업자의 정보공개에 관한 고시’에 따라 2,705개 후원방문 판매업자의 2015년 매출액, 후원수당 지급 현황 등을 발표했다.

후원방문판매란 방문판매 및 다단계판매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되 판매원 자신과 직 하위 판매원 실적에 대해서만 수당이 지급되는 판매형태를 말한다. 주요 후원방문판매업자는 △본사 또는 대리점인 경우(아모레퍼시픽) △대리점만인 경우(LG생활건강) △본사인 경우(아이기스화진화장품) 등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총매출액의 35.5%로 1위

2015년 정보공개 대상 후원방문판매업자 수는 2,705개로 전년보다 147개(5.2%) 감소했다. 총 매출액은 2조 8,806억원으로 전년보다 523억원(1.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주요 화장품업체 5개사(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코리아나화장품·아이기스화진화장품·한국화장품)의 매출액은 1조 7,330억원이었다.

전체 후원방문판매업자 매출액 중 아모레퍼시픽이 35.5%로 1위였으며, 2위 LG생활건강(18.4%), 7위 코리아나화장품(2.7%), 8위 아이기스화진화장품(2.650, 한국화장품(0.9%)였다. 이들 5개사가 전체 매출액의 60%를 차지했다.

전체 판매원 수는 27.8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4.4만명(13.8%) 감소했다. 후원수당 지급 총액은 7,704억원이었다. 이를 총매출액의 비중으로 단순 계산하면 수당율이 26.7%임을 알 수 있다. 판매원 1인당 연간 평균 후원수당 수령액은 418만원이었다.

화장품 기업들의 매출액을 보면, 전체 1위 아모레퍼시픽은 577개의 대리점에서 2015년 1조 2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14년 대비 3% 감소한 수치. 본사 매출액도 2014년 692억원에서 600억원으로 13% 줄었다.

2위는 LG생활건강으로 439개 대리점에서 5,2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33% 늘어나 증가폭이 제일 컸다.

7위는 코리아나화장품으로 14개 대리점에서 780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8위는 아이기스화진화장품으로 752억원, 13위 한국화장품이 93개 대리점에서 262억원 등을 기록했다.

한편 사업자 및 대리점의 후원수당으로 아모레퍼시픽이 2,900억원, LG생활건강이 1,305억원, 코리아나화장품이 351억원, 아이기스화진화장품이 128억원, 한국화장품이 35억원을 지급했다.

이렇게 방문판매가 화장품업계의 주요 판매채널이 된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화학이 처음 도입했기 때문이다.

1962년 태평양판매주식회사가 처음 도입, 현대식 마케팅으로 진화 중

한국 화장품사에서 유통채널이 첫 등장한 것은 1962년 3월 국내 최초의 유통전문회사인 태평양판매주식회사의 설립이었다. 처음엔 약국이나 고급 의상실을 대상으로 지정판매소를 모집했으나, 화장품이 부업이다 보니 부실 관리로 화장품이 변질되는 부작용을 얻었다. 이때 서성환 회장은 여성들이 안방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에서, 화장품을 발라보며 설명도 듣고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할 수 있는 판매방안을 새롭게 강구했다. 바로 방문판매였다.

이후 서 회장은 방문판매 전용제품을 만들어, 여성들이 방문을 원하는 매력적인 제품 생산에 나섰다. 그리고 1964년 태평양은 수천 명의 여성들에게 초록색 제복을 입히고 “아모레 왔어요”를 외치며, 오늘의 아모레퍼시픽 성장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다.

방문판매는 지금도 화장품기업의 주요 판매채널 중 하나다. 전용 브랜드를 통해 전문교육을 받은 미용사원들의 메이크업 기술 강의는 소비자들에게 고객 만족과 제품선호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야기》에는 방문판매원이 작성한 고객카드에 가구 인구, 거래 여부, 고객의 피부 타입과 화장품 소비 성향 등이 기록됐다고 전하고 있다. 방문판매가 정착된 1970년대에는 집집마다 판매원이 방문하는 날짜가 달력에 동그라미 치던 풍경이 묘사되어 있다. 당시로서는 진일보한 마케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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