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향수 시장 M&A 활발...코티, 유니레버 이어 P&G의 향수브랜드 인수로 향수 1위로 등극

2016년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인수, 제휴가 활발한 한 해였다. 글로벌 톱100 브랜드 사이에 30여 건의 M&A가 이뤄졌고, 신규시장 진출, 혁신센터 건립, 디지털 이커머스 진출 등 트렌드 주도권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2016년 행보에서, 2017년 전략 및 향후 지각변동을 예상할 수 있다. <편집자>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유명 디자이너와 스포츠스타, 연예인들과 협력해 향수를 만드는 회사가 코티다. WWD의 ‘2015 뷰티 톱100’에 매출액 기준 14위(42.8억 달러)에 랭크됐다. 1904년 향수회사로 출발한 이후 2005년 유니레버의 향수 사업부를 인수했고, 올해 초 P&G의 향수브랜드를 확보해, 향수 카테고리에서 세계 최대 업체가 되었다.

코티, P&G 향수 브랜드 10개 인수

지난해 7월 코티가 125억 달러(14.7조원)를 제시했고, P&G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최종 확정된 것. 코티로 브랜드 판권이 이전되는 향수는 ‘휴고 보스’, ‘구찌’, ‘라코스테’, ‘브루노 바나니’, ‘에스까다’, 맥스‘, ‘제임스 본드’, ‘가브리엘라 사바티니’, 스텔라 매카트니‘, ’알렉산더 매퀸‘ 등이다. 다만 ’돌체 앤 가바나‘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양사 합의 조항에 따라 브랜드 판권은 P&G가 보유하는데, 승인 결정 여부에 따라 인수금액은 조정될 예정이다.

이어서 코티는 명품 주얼리업체 티파니(Tiffany)와 함께 ‘남녀용 ’티파니‘ 브랜드 향수를 개발, 제조 및 공급하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코티가 티파니 브랜드 향수를 제조하면, 티파니는 이 향수를 자사의 플래그스토어와 럭셔리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한다는 데 합의했다.

미국 사회에서는 티파니의 명품 주얼리를 착용하는 것이 상류층의 증표로 인식될 정도로 티파니의 주얼리 제품들은 럭셔리의 상징이다. 양사는 상호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른 세부조건은 미공개.

이로써 코티는 보유 중인 26개 브랜드(‘캘빈 클라인’, ‘게스’, ‘베라왕’, 다비도프‘, ’마크 제이콥스‘ 등) 향수에, P&G의 10개 제품을 인수함으로써, 브랜드 향수 사업을 부쩍 강화했다.

에스티로더, 최고급 향수업체 ‘바이 킬리안’ 인수, 선두 지키기

코티의 P&G 향수브랜드 인수에 맞서, 에스티로더는 고급 향수업체인 ‘바이 킬리안’을 인수했다. 바이 킬리안 향수는 북미·유럽·중동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발매되는 제품으로, 고급 백화점 매장과 향수 전문점, 일부 독립매장 등이 주된 유통채널이다.

‘바이 킬리안’에는 “예술적인 향수의 세계를 창조하면서, 진정한 고급스러움은 결코 1회용이 아니다”라는 킬리안 헤네시 회장의 철학이 스며있어, 소비자들에게는 일종의 기념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 고품질 향수 및 화장품 등을 전 세계 150개국에서 판매 중인 에스티로더는 ‘바이 킬리안’ 인수로 최고급 향수 분야에서도 계속 선두주자 위치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인수 금액은 비공개.

레브론, 엘리자베스 아덴 인수로 고급 향수 시장 진출

코티와 에스티로더의 각축이 한창일 때 레브론의 엘리자베스 아덴 M&A 소식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6월 레브론은 엘리자베스 아덴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15 뷰티 톱100’에 레브론은 22위(19.1억 달러), 엘리자베스 아덴은 36위(9.6억 달러)에 랭크됐다. 양사가 합쳐짐으로써 연 매출이 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엘리자베스 아덴은 ‘테일러 스위프트’, ‘브리트니 스피어스’,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유명 연예인 이름을 딴 고급 향수로 유명하다.

레브론은 주력 부문인 색조화장품과 헤어케어는 물론 엘리자베스 아덴이 강점을 보이는 스킨케어 및 향수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양사는 9월에 최종 합의, 레브론은 엘리자베스 아덴 주식 100%를 주당 14달러로, 총 8.7억 달러에 매입, 성공했다.

이번 M&A는 치열한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필요했던 레브론과, 최근 2년간 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더 이상 존속이 어렵던 엘리자베스 아덴의 사정이 맞아떨어졌다.

레브론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조 유통망을 최적화시켜, 1.4억 달러 상당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엘리자베스 아덴이 고급품 유통채널과 여행소매 부문에서, 레브론은 매스마켓과 뷰티살롱 등 소매채널에서 확고한 유통망을 구축해온만큼 레브론의 유통채널 다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레브론이 130개국에 진출한 가운데, 엘리자베스 아덴이 아태지역 중심으로 고급 화장품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코티의 대중 및 고급향수 시장의 두 마리 토끼 장악 M&A 전략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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