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네즈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연말까지 예약 90%…로레알·세포라 등 트렌드 주도, 연평균 8% 성장

▲ 최근 새로 오픈한 라네즈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사진=이덕용 기자>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본격적인 맞춤형 화장품 시대를 열었다. 첫 번째 맞춤 화장품 '마이 투톤 립바'에 이어 맞춤형 수분크림을 만들어주는 '마이 워터뱅크 크림' 서비스를 시작한 것. 맞춤형 화장품은 아모레퍼시픽이 미래형 화장품 트렌드로 시장 선점을 주도하고 있다.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아모레퍼시픽의 '맞춤형 화장품' 전진기지로써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새로 단장, 오픈한 라네즈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1,2층을 거쳐 3층으로 올라가면 '마이 워터뱅크 크림' 코너가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상주하며 상담하는 공간이다. 그 옆에는 '마이 투톤 립바' 상담 및 화장품 제작 공간이 마련돼 있다.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는 100% 예약제로 하루 10명의 고객만 받고 있다. 매장 1,2층 곳곳에 자신의 피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기기인 '뷰티파인더'와 '뷰티미러'를 설치해놓고 맞춤형 화장품을 알리고 있었다.

전문 피부 진단 기기 '뷰티파인더'로 유·수분값 측정

자리에 앉게 되면 우선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피부 상담을 받게 된다. 평소에 물을 자주 섭취하는지,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는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지 등의 생활습관과 피부 당감 여부, 피부가 푸석한지, 각질이 일어나는지 등의 피부 고민을 체크한다.  

그 다음 얼굴의 메이크업을 지우고 '뷰티파인더'를 통해 피부의 수분값을 측정한다. 유분값은 별도의 필름지로 측정해 기기에 입력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이렇게 나온 유·수분값을 바탕으로 수분크림 제형을 추천한다. 현재까지 피부의 유·수분 정도에 따라 9가지 수분크림의 제형이 준비돼 있다. 추천된 크림 제형을 손등에 테스트해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옆 제조실에서 만든다. 제조실에는 위생복을 입은 전문 화장품 제조 담당자가 배치돼 있다.

▲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뷰티파인더'를 통해 피부의 수분값 측정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덕용 기자>

약 10~15분 뒤면 내 피부에 적합한 화장품을 받아볼 수 있다. 화장품 용기의 뚜껑에는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새겨 넣을 수 있다.

라네즈 한선미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라네즈의 축적된 피부 진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피부상태를 진단해 그 피부에 가장 적합한 화장품을 제공해서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며 "이번에 내놓은 '워터뱅크 크림'은 수분크림 제형이어서 민감한 피부를 갖고 있는 고객도 피부 트러블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기 덕분으로 라네즈 맞춤 화장품 서비스는 올해 말까지 80~90% 예약이 차 있다.

라네즈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맞춤형 화장품 혼합·판매 허용에 따라 연내 공개를 위한 준비 현황과 시연을 선보였다. 맞춤형 화장품으로 기초화장품을 먼저 내놓을 예정이며, 고객의 피부 측정을 통해 건성·지성·복합성 등 피부타입에 따른 베이스 제품과 고객의 피부 고민에 맞는 효능 성분을 매장에서 혼합해 최적화된 제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 라네즈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3층에 '마이 투톤 립바' 상담 공간과 화장품 제작 공간도 마련돼 있다. <사진=이덕용 기자>

첨단기술을 접목한 화장품 맞춤형 서비스 새 트렌드로

이렇듯 개인별 특성에 맞춘 메이크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화장품 시장에서 첨단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클라인(Kline)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 화장품·세안제 시장에서 첨단기술을 이용해 개인에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한 브랜드와 제품군의 경우 일반 브랜드와 제품군을 훨씬 상회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미국의 화장품·세안제 시장의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3.8% 증가했으나, 첨단기술을 이용해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가 도입된 립스틱·립글로스 시장은 이보다 두배 이상 높은 8%를 기록했다.

맞춤형 서비스가 도입되는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 △온라인 제품 판매 확대 △신제품 개발 등으로 다양했다. 또 이들 서비스는 모바일과 SNS, 증강현실(AR) 기술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참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로레알은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 소비자의 개인별 피부톤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자에게 맞춤화된 랑콤 파운데이션 제품을 추천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가상거울 서비스 '메이크업 지니어스(Makeup Genius)'와 피부에 부착하면 자외선 노출 정도를 측정해주는 '마이 UV 패치(My UV Patch)'를 개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캐나다의 안면인식 기술 업체 모디페이스(ModiFace)는 최근 페이스북 채팅을 통해 사용자에게 립스틱 등을 추천하는 인공지능 '뷰티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포라와 에이본은 소비자들이 모바일앱을 통해 립스틱을 가상으로 바르고 그 모습을 확인한 후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세포라가 제공하는 '포켓 컨투어(Pocket Contour)' 서비스는 화장품을 처음 사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플랫폼에서 메이크업 윤곽선 그리기 등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뷰티풀 미'와 '플럼 퍼펙트' 같은 모바일앱도 화장품 소비자들이 SNS에 업로드한 사진을 바탕으로 개인별 피부톤 등을 분석해 가장 이상적인 메이크업 방식과 제품을 제시하고 있다.

유캠 메이크업(YouCam MakeUp)의 서비스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사용자들이 최신 메이크업 트렌드를 자신의 얼굴 사진에 합성해 확인할 수 있다.

▲ 매장 2층에 자신의 피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기기인 '뷰티파인더'가 설치돼 있다. <사진=이덕용 기자>

방대한 기초연구 밑받침돼야 의미있는 맞춤 화장품 가능

하지만 이러한 맞춤형 화장품 분야는 방대한 기초연구가 밑받침돼야 실제적인 의미의 상용화가 이뤄질 수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맞춤형 화장품 개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가 흐지부지됐던 경험을 했기때문이다.

그래서 2006년 당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영주 연구원이 냈던 '맞춤화장품 개발현황과 발전방안' 보고서는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보고서에서 조 연구원은 "분자진단 방법 및 영상진단기기를 활용해 개인의 피부특성을 진단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의 충분한 기초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는 진정한 의미의 맞춤화장품을 만들어내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맞춤화장품 개발을 위한 기반 구축이 된 후 제조시스템 구축 등의 상용화 연구가 이뤄져야 개인별 최적 화장품 제작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부합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대기업보다는 소규모업체의 사업에 적합한 유형이라고 생각할 때 기반조성을 위한 연구에 정부의 지원은 더욱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 최근 새로 오픈한 라네즈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1층 모습 <사진=이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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