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PB 제품 이외 제품도 협의 거쳐 단계적으로 진행"…11곳 공개, 홈케어 거부, 코스트코 무응답

[뷰티경제=이덕용 기자] 앞으로 대형 할인매장에서 판매되는 자체브랜드(PB) 생활화학제품의 경우 전 성분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환경운동연합은 홈플러스, 이마트, GS리테일 등이 PB 제품의 전 성분을 공개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최근 밝혔다.

▲ 환경운동연합과 가습기살균제참사네트워크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마친 후 서울역에서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촉구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사진 제공=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은 법적으로 생활화학제품의 성분 공개가 의무화돼 있지 않지만,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했거나 판매했던 업체들을 대상으로 생활화학제품의 전 성분 공개를 꾸준히 요청해왔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생활화학제품의 성분 공개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어난 비극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서는 제품에 무엇이 들어갔는지 알아야 성분의 유해 여부를 판단할 수 있고, 이는 '알 권리'로써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이로써 애경산업, 클라나드, 다이소아성산업, 헨켈홈케어코리, 홈플러스, 이마트, GS리테일, 산도깨비, 제너럴 바이오 등 9곳이 제품의 전 성분을 공개하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에 앞서 옥시레킷벤키저는 모든 제품의 전 성분을, 롯데쇼핑은 PB 제품의 성분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이마트, 홈플러스, GS리테일은 제조업체로부터 완제품을 구매해 판매하기 때문에 전 성분의 공개 권한이 없다며 우선 PB제품의 전 성분만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제조사별로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단계적으로 전 성분 공개할 예정이다.

제품의 전성분 공개 요구에 거부나 무응답이었던 업체들도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자 PB 제품의 전 성분을 일단 공개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 가습기살균제 책임 업체별 생활화학제품 전 성분 공개 여부에 답변(11월 30일 현재) <표 제공=환경운동연합>

하지만 홈케어는 중소기업의 특성상 기술유출이 될 경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여전히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코스트코 코리아는 아무런 의사를 표현하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정미란 생활환경TF 팀장은 "업체로부터 받은 답변 내용을 근거로 구체적인 공개 로드맵을 요구하고,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계속 감시할 계획"이라며 "가습기살균제 책임 업체만이 아니라 생활화학제품을 제조, 판매, 유통, 수입하는 모든 업체로 확대해 '제품의 전 성분 공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11월 17일부터 치약·생리대·연고 등 의약외품·의약품도 화장품처럼 전체 성분을 공개해야 한다. 권미혁 의원(보건복지위·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의약외품·의약품 전 성분 표기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약사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거쳐 통과했기 때문이다.

▲ 환경운동연합과 가습기살균제참사네트워크가 지난 22일 롯데쇼핑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을 열자 롯데쇼핑은 이날 부랴부랴 PB 제품의 전 성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진 제공=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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