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에서 "사드 배치하면 중국 관광객이 한국 화장품을 사지 않을 것" 위협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중국 정부가 화장품을 볼모로 사드 보복을 자극했다. 지난 7일 중국 환구시보는 사평(社評)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고 미국의 글로벌 전략의 앞잡이가 되려 한다면 이 문제는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환구시보는 서울의 백화점이 중국인 관광객에 큰 인기라며 “한국이 미국 측에 서기로 선택한다면 중국인들은 한국 화장품 때문에 국익을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말 그대로 화장품 불매 운동을 벌일 수도 있다는 것.

갈등 터지면 상품 불매운동으로 극대화

중국의 상품 불매운동은 강력하다. 지난 2012년 중국과 일본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사건 이후 중국 전역에서 반일 가두시위가 연일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일본 브랜드 차에 불을 지르는 등 일본 상품 불매운동으로 확대됐다. 그 후 4년이 지나서야 겨우 진정되어 일본 자동차의 판매가 지난해부터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중국해 분쟁으로 KFC 체인점에서 불매 운동이 일어났으며, 애플 등 미국 상품 불매운동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이렇듯 중국의 주변국에 대한 몽니는 자국민을 자극하는 수순으로 직격탄을 날리기 일쑤였다. 중국의 비위에 거슬리면 이에 상응하는 보복이 반드시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계산이다. 올해 사드 포대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동 배치되는 시점에서 ‘한국 화장품 불매’운동을 벌일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중국 언론의 보도는 화장품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K대표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보복 움직임은 대다수 중소기업에 타격이 클 것”이라며, “어떻게 진행될지 관망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사드 보복 우려, 중국의 화장품 소비세 인하로 가격 인하 압박, 소비 유턴 정책에 따른 관광객 구매 감소 등 올해 한국 화장품에 대한 불안은 가중될 전망이다. 비관세장벽에 의한 타격은 중간재가 영향을 받지만, 상품 불매운동은 소비재가 직접적으로 받기 마련이다. 이래저래 화장품 업계의 근심이 깊어가고 있다.

2015년 초 수준으로 주가 하락

이 소식이 전해지자 10일 화장품주는 일제히 폭락했다. 10시 현재 화장품 업종은 전일 대비 1.08% 하락했다.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0.84% 하락한 296,000원으로 2015년 초 수준까지 떨어졌다. LG생활건강도 85만원선이 붕괴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사드 배치 발표(2016년 7월 8일) 이후 올해 1월 9일까지 6개월 간 화장품 주가를 비교하면 한국콜마가 43.87%, 한국콜마홀딩스 53.47%, 아모레퍼시픽 32.31%, 아모레G 30.03%, LG생활건강 28.03%, 코스맥스 30.04% 등으로 낙폭이 컸다.

반면 이들 기업의 2016년 예상 영업이익률은 아모레퍼시픽이 17.4%, LG생활건강 28.3%, 한국콜마 17.9% 등으로 괜찮은 실적을 나타냈다. 한편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화장품주 예상 영업이익률은 아모레퍼시픽이 21.8%, 아모레G 21.7%, LG생활건강 12.9%, 코스맥스 40.3%로 추정됐다.

화장품 주가는 실적은 괜찮은데 사드 보복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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