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에 드러난 인식과 경영방침 변화...P&G와 시세이도에서 얻은 교훈 강조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은 올해의 ‘불확실성’을 ‘고도화’로 돌파할 것을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리더의 역할을 요구했다. 차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리더(9번)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이어서 ‘고도화(高度化)’(7번), 불확실성(3번), 불투명 등이었다.

그는 고도화를 “어떠한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상응하는 대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일들을 수행하며,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라고 했다.

먼저 차 부회장은 올해 역시 ‘불투명하고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후’가 최단 기간 1조 매출을 달성했듯, 올해도 저력과 팀워크로 “벽을 마주하거든 포기하지 말고 뚫고 나갈 문을 만든다는 각오로 힘차게 시작할 것"을 강조했다.

2016년의 신년사와 비교하면 올해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첫째 기업의 지향점이 ‘시장선도→장수기업’으로의 변화다. 차석용 부회장은 창립 70주년을 맞아 ‘10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2016년에는 전해의 메르스 파동과 면세점 매출 호조로 희비를 겪었던 만큼 ‘지속적인 성장과 시장선도’에 방점을 찍었었다.

P&G는 1837년 창업, 올해 180년 장수기업이다. P&G에는 ‘뉴욕타임스 룰’이라는 게 있다. “자신이 오늘 한 일이 내일 아침 뉴욕타임스 1면에 나오더라도 부끄럼이 없어야 한다”는 지침이다. 시세이도는 1872년 설립, 올해 145년의 장수기업이다. 1930년대에 이미 고객 관계관리(CRM)를 채택, 시행할 정도로 독특한 고객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유명하다.

차석용 부회장은 ‘모범과 고객 신뢰(3번)’를 언급했다.

리더들의 분발 촉구

둘째 ‘해외 성장→고도화’로의 변화다. 2016년에는 화장품과 퍼스널케어 집중, 해외사업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2016년 매출은 화장품 부문만 3.5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2017년에는 ‘새 판 짜기’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차 부회장은 사드 관련 불확실성을 고도화(高度化)로 돌파하겠다고 천명했다. 사업구조의 고도화는 ‘집중과 선택’이다. 일하는 방식의 고도화는 ‘생산성 향상’이다.

더윽 멀리 보고, 탄탄한 실력으로 2017년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다.

셋째 ‘신뢰받는 기업→리더의 역할’ 강조다. 차 부회장은 고도화 과정에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부회장은 리더들에게 ‘체화(體化)’ 즉 솔선수범과 믿음,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할 때도 위태로울 때의 일을 생각하라는 뜻)의 세 가지를 주문했다. 고도화를 통해 장수기업의 근간이 되는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길 희망했다.

2016년과 2017년의 신년사를 비교, 눈에 띄는 점은 차석용 부회장의 인식 변화다. 지난해는 “올해는 무슨 일들이 일어날까? 라는 궁금한 마음, 약간은 흥분된 기분”이라고 했다. 올해는 “불투명하고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저력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 힘차게 시작하자”는 각오를 드러냈다. 2017년이 쉽지 않다고 보고, 대신 내실화로 장수기업의 토대를 닦자는 변화가 엿보인다.

또 지난해에는 ‘성공사례의 창출’을 주문했다. 그 결과 ‘후’가 단일 브랜드로는 최단 기간 매출 1조를 달성했다. 올해는 리더를 9번 언급하며, ‘불확실성에 대비해 솔선수범’을 요구하고 있다.

시세이도는 제조회사가 아닌 서비스 회사로 변신한 지 오래다. 2016년 P&G는 100억 달러 비용 절감 계획에 따라 다이어트를 심하게 했다. 차석용 부회장의 생각은 두 회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리더들에게 두 가지 중 하나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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