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싱가포르를 테스트 시장으로...품질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 갖춘 현지 마케팅 활발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아세안의 한류는 2000년대 초반에 시작되어 드라마, K-POP, 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통해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화장품 시장에서 한류 마케팅에만 의존하기에는 기반이 취약하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한국 화장품 붐이 일어난 이유는 ‘한류-한국스러움’이 있었지만, 동남아 시장에서는 ‘한국스러움의 현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 출장을 통해 시장조사를 한 결과, 현지 소비자 인식에 여러 차이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많다”며, “태국의 White Snail’의 성공은 한국 OEM제품을 전형적인 현지 마케팅 전략을 통해 풀어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연 성분의 화이트닝 제품 인기

즉 지난해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해외 주요시장 트렌드 예측’에서 태국 소비자들은 콜라겐이나 달팽이 성분의 보습, 탄력 효과 이외에도 미백과 주름 개선 효과도 있다고 인식한다는 점을 발견했다는 것. 이는 홍보와 마케팅 전략 수립의 차이에서 드러났다는 점이다.

▲ 인도네시아 Lazada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화장품

태국은 화장품에 대한 관심과 소비 규모가 큰 국가다. 또 글로벌 브랜드의 화장품 생산 공장이 있어 인근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으로의 파급 효과가 크다.

태국 시장의 특징은 ▲화이트닝 화장품 선호 ▲천연 성분 함유 화장품 인기 ▲홈쇼핑 이용 증가 추세 등이다. 태국 여성들은 보다 하얀 피부를 만들기 위해 달팽이, 솔잎추출물 등의 천연 성분 화이트닝 관련 제품을 자주 구매한다. 이에 따라 브랜드, 제품 경쟁이 치열해 자극적인 홍보 마케팅도 성행하고 있다.

또한 포도씨, 진저, 코코넛오일 등 천연 오일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이 인기다. 오일이 얼굴을 기름지게 보이면서 피부가 건강하게 보인다는 인식 때문이다. 현지 Boots 매장에서는 게리쏭 에센스 등 마유 제품이 얼굴뿐만 아니라 건조한 부분에 모두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현지 왓슨 매장에서 CNP 브랜드가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현지 소비자들은 TV홈쇼핑 이용률이 매년 9.5%씩 증가하는 추세다. 현지 TV Direct 방송 외에 CJ홈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이 합작사 형태로 진출해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닥터자르트와 이넬화장품 등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 태국 화장품 시장의 키워드를 분석한 데이터. 2016년 1-2월 뷰티 관련 태국 현지 언론기사 및 정보를 수집하여 빅데이터 분석기법(토픽모델링)을 통해 도출.(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제공)

태국 시장에 진출할 때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 손성민 연구원은 “태국에서는 한국 화장품의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는 인식이 높다. 다만 로컬 브랜드보다 고가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열대성 기후로 피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산뜻한 느낌의 화장품이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한편 태국 시장에 한국 화장품 카피 제품이 범람하는 것은 문제다. 소비자들이 오인해서 구매하지 않도록 지적재산 보호 장치나 마크 표시 등이 필요하다.

가성비에 주목한 현지 마케팅 필요 

싱가포르의 화장품 시장은 스킨케어(28.87%), 메이크업(20.36%), 바디케어(14.84%), 헤어케어(14.71%) 순으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모든 부문이 2~5%대로 비슷한 수준이며, 헤어케어(5.60%)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현지 시장 키워드는 ▲천연 화장품 ▲모바일 판매량의 비약적 성장 ▲글로벌 브랜드의 강세 등으로 요약된다.

인도네시아 화장품 시장의 점유율은 헤어케어(24.61%), 바디케어(23.38%), 남성용 제품(17.98%) 순이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헤어케어가 7.47%로 가장 높았다. 현지 시장의 키워드는 ▲색조화장품의 경우 롱 래스팅(Long Lasting) 립스틱과 마스카라 제품의 인기 ▲온라인 몰을 이용한 구매 활발 ▲K뷰티 제품의 관심 증가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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