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제품 효능과 사용 후기→브랜드 중시, 프리미엄 제품 선호도 증가

최근 3년 동안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사드 보복 우려로 대중 화장품 수출이 터닝 포인트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정부 및 연구기관마다 중국 화장품시장 분석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화장품 기업들이 꼭 알아야 할 주요 내용을 발췌 소개한다.<편집자 주>

①중국 시장 변화 ②관세 장벽 ③비관세 장벽 ④중국 소비자 동향 ⑤기업들의 대응 방향

[뷰티경제=권태흥 기자]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장품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 당국이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산업에서도 ‘메디치 효과’가 기대된다.

14~17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학문과 예술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벽을 허물고 소통하며, 재능을 융합하여 큰 시너지를 내게 됐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단테와 같은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배출됐고, 이탈리아는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이렇게 1+1=2가 아닌 1+1>2가 나타나는 것을 ‘메디치 효과’라고 부른다.

보건복지부·식약처 발 빠른 지원 방안 발표

오늘(24일) 식약처 손문기 처장은 코스맥스 향남공장(화성)을 방문, 대중 수출 9개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중국 수출 시 애로사항 청취 및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뤄졌다. 이에 앞서 22일에는 보건복지부 방문규 차관은 아모레퍼시픽 공장(오산)과 코스맥스연구개발센터(성남)을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화장품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수출 증대에 필요한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방 차관은 “금년 3월에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되는 ‘(가칭) 화장품산업발전 기획단’ 출범 계획을 밝혔다.

대한화장품협회,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등도 통관불허사례집 및 수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수출절차 교육 홍보프로그램 강화 등의 지원책도 내놓았다.

이렇듯 화장품의 대중 수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코트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등도 잇달아 화장품산업 관련 중국 시장 보고서를 내놓았다. 사드 보복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화장품산업의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태에서 관·학·연 등의 전례 없는 관심은 반갑기조차 하다.

중국 로컬브랜드의 '한국 따라하기'로 제품 특징 모호해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해외 화장품 정책 제도 분석 및 해외 진출전략 수립’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 시장 동향을 ▲직구 규제 강화 ▲중국 소비자의 구매 패턴 변화 ▲시장 포화상태, 높은 경쟁구도 등의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중국 정부의 직구 관련 규제 강화 움직임이다. 중국의 위생허가 발급에 필요한 시간 및 비용을 줄이기 위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직구 방식을 통한 판매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 따이공을 통한 밀수 규제 강화 및 직구 규제 강화 움직임도 보이면서, 직접 수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둘째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의 변화다. 그동안 중국 소비자들은 제품의 효능과 사용 후기를 통해 구매한다고 여겨져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브랜드 인지도를 중요시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며, 다양한 홍보·마케팅 투자를 하고 있다. 다만 화장품 중소기업의 경우 홍보·마케팅에 대한 비용 투자가 크지 않아,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또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증가하고 있다. 가처분 소득의 증가로 중국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필수 소비’에서 ‘여유 소비’ 형태의 선진국형 소비로 진화하며, 제품의 니즈도 다양해지고 있다.

셋째 중국 화장품 시장이 포화상태로, 더욱 치열해진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중국 화장품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외국 브랜드의 진출, 로컬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으로 포화상태다. 2,3선 도시에서는 로컬 브랜드의 수요가 늘고 있으며, 한국 브랜드 이미지의 제품 콘셉트를 모방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특징이 모호해지고 있다.

또 한국 화장품 기업은 대부분 전자상거래 채널을 중점적으로 온라인 판매에만 의존하고 있다. 아직까지 온라인 쇼핑몰이 전체 화장품 판매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음으로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백화점, 화장품전문숍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활용해야 한다.

보고서는 중국 진출 준비를 위해서 ▲정기적인 화장품박람회 참가 ▲웨이보, 위챗 등 SNS 활용, 왕홍 마케팅 ▲판매원들의 교육 강화 ▲합리적인 가격대 형성 ▲현지화(유통 경로 다각화, 현지 소비자 니즈 파악, 세분화된 제품 출시, 시장상황 따른 채널 다변화) ▲경쟁력 확보 위한 R&D 투자 등을 주문했다.

지금껏 사드 보복으로 인해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최근 정부 당국이 현장 방문 및 간담회를 통한 화장품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원방안을 발표하는 등의 조치는 매우 바람직하다. 정부의 지원으로 화장품산업에 '메디치 효과'의 훈풍이 돌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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