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산업 예외가능성↑, 업계 “차선책 반드시 마련해야”
[뷰티경제=최형호 기자]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배치를 두고 중국의 보복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장품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사드보복의 직접적인 불똥은 화장품 업계에 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중국과의 사드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 ‘차선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산화장품은 중국과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 수출관계가 악화될 경우 매출 부분에서 직격탄 맞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 사드보복, 주식하락으로 이어져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 움직임이 보이던 지난 1월, 화장품 상장사 주가들은 일제히 떨어졌다.
국내 대표적 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월 9일부터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는 등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같은달 10일에는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 한국산을 대거 포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음 날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등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코스맥스, 연우, 코스메카코리아, 한국화장품, LG생활건강, 잇츠스킨, 토니모리 등 다른 화장품 관련주도 동반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때부터 업계는 중국의 사드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주가하락은 물론 중국의 수출길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 전방위적 압박…화장품은 예외?
실제 중국은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을 제재하기 위해 중국 내 롯데 계열사에 전방위적 압박에 들어갔다. 여기에 수입이 잘되던 아모레퍼시픽 일부 제품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며 수입 제재를 가하는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압박이 도를 넘어섰다.
또 중국 관세청은 이아소, 오띠, CJ, 애경 등 한국에서 제조한 화장품을 무더기로 수입 불허 조치를 내렸다.
이것도 모자라 10일 LG생활건강의 항저우 화장품 공장이 소방시설 시정 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는 등 사드관련 중국의 보복조치가 다른 한국 대기업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과의 사드갈등으로 인해 국내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단 화장품은 예외일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변경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사드 관련 이슈는 올해 1분기 말~2분기 초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화장품 주가는 저점 출현 가능성이 높아, 역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즉 사드 배치 시 추가적인 보복 조치가 있어도 화장품은 ▲중국 정부의 비관세장벽 정책 대응 한계 ▲중국 소비자의 선호도 변화나 펀더멘털 훼손 가능성은 적으며, 온·오프라인 인바운드의 구조적 성장 지속 예상 등을 근거로 큰 타격을 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수민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이슈가 터질 때마다 화장품 업종의 주가는 약 5%씩 오르내린다”면서 “그만큼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건데,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만 해도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시장 매출이 40%대에 육박한다”우려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중국 리스크가 화장품 업체의 리스크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중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국내 화장품 업체는 수없이 많기 때문에 중국시장의 전체 리스크가 국내 기업에 일일이 적용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내 한국산화장품 매출 타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안심 못해…대응책 마련 고심
다만 국내 화장품 업체의 매출은 중국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드 갈등에 따른 한한령이 국내 화장품 업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업계도 사드갈등의 장기화를 우려해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
우선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당국의 조치 및 시장 동향을 일단 지켜보며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ODM·ᆞOEM업체들은 현지 생산, 현지 판매 등을 강화하며 중국의 ‘비관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진출을 타진 중인 토니모리는 현지법인인 ‘메가코스화장품’의 생산지를 신설키로 하고 연내 완공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잇츠스킨도 모회사 한불화장품과 합병, 한불화장품의 중국 현지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중국 내 다양한 유통채널을 가동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한국산화장품 불매운동이 전방위적으로 보이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한류 열풍으로 인한 한국산화장품 인기는 당분간 사그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양한 유통채널을 가동해 현지 마케팅을 강화해 나간다면 사드로 인한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