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등 4개국 화장품 수출 10위권으로 가능성 높아...

[뷰티경제 최형호 기자] 중국이 한국에 대한 사드(고고도미사일)보복이 장기화 되면서, 국내 기업이 수출에 대한 다양한 통로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아시아는 물론, 남미와 동유럽으로 수출길을 확장하는 등 ‘포스트 차이나’ 시대를 열기 위한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다.

몇몇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이미 화장품 수출에 대한 ‘탈 중국’을 선언하고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국내 화장품 기업 한 홍보팀 관계자는 “사드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서, 태국·베트남 등으로 현지 유통사들과 접촉 중”이라며, “다행히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올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미 중국의 국내 화장품 기업에 대한 사드 보복 조짐은 지난해 말부터 감지돼왔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기업 국가별 수출 실적을 보면 중화권(중국, 홍콩)이 67.3%를 차지, 심각한 편중 현상을 보였다.

사드 갈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화장품 기업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국내 화장품 기업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30% 이상 급감하면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중국 수출액 감소로 인한 적신호가 켜진 것도 모자라 중국발 위기 대응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때문에 국내 화장품 기업은 다양한 국가로의 수출 변화를 모색했고 ‘탈 중국’을 선언한 기업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트 차이나’로 부각된 지역이 동남아시아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지난해 국가별 수출 실적을 보면 상위 10개국 중 동남아시아 4개국이 6~9위를 차지했다. 태국(6위), 싱가포르(7위), 베트남(8위), 말레이시아(9위)였다. 그 뒤를 필리핀(13위), 인도네시아(17위), 미얀마(18위) 등이었다. 이들 7개국의 총 수출액은 3억 9507만 달러였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전년도와 비교한 2016년의 증감률이다. 태국(26.87%), 싱가포르(42.82%), 베트남(33.05%), 말레이시아(26.98%), 필리핀(73.69%), 인도네시아(15.03%), 미얀마(-0.87%) 등으로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미얀마를 빼면 큰 폭으로 신장했다. 이들 7개국의 점유율을 합쳐도 전체 수출의 9%로 미국(3위, 8.3%)을 넘어선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인구를 따져봐도 총 6억 2000만명에 달하는 큰 시장이 형성돼있다. K뷰티의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해야 할 시장인 것이다.

특히 국내 기업은 태국시장 진출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국가 진출의 첫 관문으로, 태국 소비자들은 세계 유수 브랜드 제품에 노출돼 매우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태국시장에서 성공하면 인접 국가인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고 조언했다.

마치 중국 시장 진출 전에 홍콩에서 반응을 미리 엿보고, 인도네시아·말레시아 시장에 노크하기 전 싱가포르에서 테스트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는 것.

그는 “동남아시아가 국내 화장품 시장의 중심에 서 있던 적은 없었다”면서도 ”동남아 쪽 화장품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화장품 산업의 변곡점은 이곳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동남아를 제외한 중국을 대체할만한 유망한 신흥시장으로 브라질, 인도, 멕시코, 베트남, 이란, 터키 등을 꼽았다.

여기에 지난 2004년 EU에 함께 가입한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인접국과 경제연계가 커지고 있는 폴란드를 포함시킬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들 4개국의 인구를 합치면 6400만 명에 이르고, GDP도 한국의 78%에 달하는 큰 시장이며 폴란드는 무역보완성도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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