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엔피코스메틱 상장연기, 비앤비코리아 매출 감소로 투자사 회수 못해 ‘발만 동동’

[뷰티경제 최형호 기자] 중국의 사드 후폭풍과 급격한 실적부진으로 국내 중소화장품 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의 사드갈등이 지속되자 올해 주식상장을 앞둔 중소 화장품 업체들의 낮은 공모가 산정으로 상장 보류는 물론, 실적부진으로 해당 화장품의 성장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단행한 투자사들이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 중국의 사드 후폭풍과 급격한 실적부진으로 국내 중소화장품 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메디힐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엘앤피코스메틱이 상장 예비심사청구서 제출을 연기했고. ‘바다제비집 마스크팩’의 인기로 급성장한 SD생명공학은 상장을 강행했지만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아 공모규모를 축소해야했다.

또한 ‘마유크림’으로 2015년 매출 500억원의 신화를 쓴 비앤비코리아도 지난해 매출 112억원으로 급감하며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투자한 SK증권 PE,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워터브릿지파트너스 등의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엘엔피코스메틱은 당초 오는 7월~8월 내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지난달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려 했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후폭풍이 증시를 덮치면서 엘앤피코스메틱의 기업공개(IPO)에 발목을 잡아 상장 예비심사청구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화장품주들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는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내부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진 엘앤피코스메틱이 연거푸 호실적을 거둬온 만큼 감사보고서만 나오면 상장 절차 진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의 시가총액은 최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상장을 연기하면서 당초 계획은 전면 수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가 전체적으로 하락한 상태여서 엘앤피코스메틱 평가액도 변동될 가능성도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산업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아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엘앤피코스메틱이 이런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상장을 진행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바다제비집 마스크팩’의 인기로 급성장한 SD생명공학도 상장을 강행했지만 사드 후폭풍으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공모가보다 떨어진 금액으로 상장을 진행해야 했다.

희망공모가밴드는 1만5000원에서 1만8000원이었지만 1만2000원으로 확정한 것. 공모액도 최대 1080억원에서 576억원으로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중소화장품 업체의 성장가능성을 믿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투자사들의 손실도 줄줄이 엮이면서 악재의 연속이다.

특히 ‘마유크림’으로 유명한 비앤비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투자사들의 피해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

비앤비코리아의 매출액은 지난 2015년 505억원에서 지난해 112억원으로 급감했다. 순이익도 181억원 흑자에서 4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15년 마유크림으로 비앤비코리아가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루자 SK증권 PE와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워터브릿지파트너스 등이 비앤비코리아의 경영권을 1290억원에 인수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사들이 비앤비코리아의 주식 상장 추진을 통해 투자금를 회수하려 한 전략이지만 결과적으로 악수(惡手)라는 지적이다.

현재 비앤비코리아의 성장둔화로 인해 투자사들의 계획은 물거품이 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투자금 회수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는 등 적신호가 켜진지 오래다.

업계는 비앤비코리아의 매출 감소 이유로 클레어스코리아가 중국에서의 매출부진을 이유로 꼽는다. 비앤비코리아는 클레어스코리아가 제조하는 마유크림 '게리쏭9컴플렉스'를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주주는 서로 다르지만 클레어스코리아가 비앤비코리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어스코리아가 중국시장에서 마유크림으로 인기를 끈 것도 2015년도다. 비앤비코리아의 매출 상승곡선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마유크림 인기가 시들해지자 클레어스 코리아 매출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클레어스코리아는 매출(연결기준)은 696억원으로 전년의 1681억원에 비해 5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의 603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31억원 적자전환됐고 당기순이익도 전년의 467억원에서 49억원 뚝 떨어졌다.

여기에 중국이 한국과의 사드갈등으로 인한 국내 화장품 규제가 강화가 결과적으로 비앤비코리아의 매출하락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비앤비코리아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성장통’에 불과하다며 올해 사업 다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비엔비코리아 관계자는 “클레어스코리아와의 거래는 7월에 종료된다”며 “지난해 비앤비코리아가 성장통을 겪은 만큼 올해는 체질개선을 통한 사업 다변화를 통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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