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애원장, "미용계 역할 간과해선 안된다"

[뷰티경제=박찬균 기자] 한국의 미(美)를 대표하는 ‘미스코리아’에 대한 위상 하락과 함께, 미용계에 대한 홀대 풍조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7월 7일 대회를 앞두고 한창 지역예선이 치러지고 있는 올해 미스코리아 대회에서는 관행적으로 있어온 대회의 문제점과 미용계를 바라보는 주최 측의 잘못된 시각이 개선될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1957년 첫 대회를 시작한 미스코리아 대회는 올해로 61회 선발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전쟁 후 볼거리가 없는 척박한 사회에서 시작한 이 대회는 그 자체로 엄청난 화제였고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으며 수많은 탤런트와 방송인 등을 배출하는 등용문이 돼왔다.

▲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미인 대회로 새롭게 태어나 한류 열풍과 연계한 뷰티 산업 가치 향상을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로 개최되고 있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과거에 비해 관심이 떨어지면서 위상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여권시장의 사회적 분위기와 미스코리아로 선발된 사람들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세간의 관심에서 점 점 멀어져 이제는 존재가치조차 미미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여성계를 중심으로 선발대회가 여성을 성상품화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당시 대회 메인 스폰서인 태평양(현 아모레 퍼시픽)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등 반대 주장을 확산시켰고 1998년 대회에서는 점수조작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인기의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인을 뽑는 행사’라는 주최 측의 주장과 달리 미인을 탄생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 미용인들에 대한 홀대가 종종 회자되면서 대회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선발대회에 대한 관심이 높던 시절에는 대회를 지상파가 생중계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지금은 지상파는커녕, 유선방송에서 조차 외면 받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까지 미스코리아에 대한 위상이 추락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당초 선발 대회의 취지를 잘 살지 못한데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대회 주최 측은 홈페이지에서 “미스코리아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미인 대회로 새롭게 태어나 한류 열풍과 연계한 뷰티 산업 가치 향상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금껏 미스코리아로 선발되면 한국의 미를 알리는 역할은 하지 못한 채 연예계로 진출하는데 발판으로 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세계 미인대회에 나가서 이제까지 한 번도 입상을 못한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세계 대회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사교성 들을 표현해 내야하는데 외국어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다보니 세계 대회에 출전해서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오는 상황에서 ‘미의 사절’이라는 위상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회 주최 측은 “지성과 교양, 미를 겸비한 대한민국 최고의 미인을 선발해 국제 미인대회에 나가 국위를 선양할 기회를 제공했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연 그에 걸맞은 위상과 역할을 하고 있는 지 의문이 든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미용사들에 대한 주최 측의 홀대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미용사들의 메이크업과 머리손질 의상 등 머리부터 발끝가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샤프롱(chaperon[프])의 중요성이 매우 큼에도 주최 측은 대회당일 미용사들의 대회장 접근을 아예 못하게 하거나 심사위원중에 성형외과 의사는 꼭 넣으면서도 미용인은 한 번도 넣지 않는 등 드러내 놓고 미용인을 무시하고 있다.

과거 대회 입상자들이 천편일률적으로 “oo미용실 원장님께 감사드린다”라고 입상 소감을 밝힐 정도로 참가자들이 미용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음에도 대회 주최 측의 시각이 변하지 않고 있다.

심사위원중에 성형외과 의사를 중용하는 것은 내·외적인 미를 잘 표현 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큼 잘 고쳤나’를 심사한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고 보면 두루 교양을 갖춘 미인을 뽑는다는 것은 허울에 불과하다.

1993년 미스코리아 진 궁성영을 배출한 헤어포엠의 김국애 원장은 “대회 현장에서 주최 측 관계자들이 우리 미용사들을 대하는 것을 볼 때면 비참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미인을 뽑는 대회라면 이들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 미용사들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대회 관계자들의 인식변화와 진정한 미의 사절단에 걸 맞는 미인들을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