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보다 호전되지 않을 것이란 진단 대세...

[뷰티경제 박웅석 기자] 중국의 사드보복이 화장품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관련업에 종사하는 이들 대부분이 하반기는 최악의 경기불황이 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지가 화장품 업계의 각 분야별 하반기 경기전망을 알아본 결과 호전되지 않고 불황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즉 하반기에도 상반기 처럼 사드 여파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 화장품 업계 종사자들은 하반기 경기상황이 점점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애널리스트는 “화장품업계는 지난 2015년 메르스 때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인바운드가 들어오지 않는 기간이나 정도가 더 길어지고 있다”면서 “메르스 때는 2~3개월 후에 바로 회복을 했는데 지금은 4개월이 지나고 있는데도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케이프 투자증권 강수민 애널리스트,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김영옥 애널리스트 또한 ”7월이 돼도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되지 않아 전망이 좋지 않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 조용원 연구원은 지난해 시작된 중국정부의 한한령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유커를 상대로 한 화장품 산업의 고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 수가 전년 대비 평균 60% 이상 감소하면서 화장품은 하반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재찬 교수(목원대 생의약화장품학부장)는 “2017년 상반기 국내 화장품 시장은 부각되는 뚜렷한 이슈도 트렌드도 없었다”며 “출시된 신제품도 소비자의 주목을 받을 만한 상품이 없는 가운데 전체적인 성장이 조금씩 둔화되는 추세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주식시장에서도 전반적인 활황에도 불구하고 화장품회사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이러한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을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부자재사들의 경기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화장품 용기제조업체 D사는 한 달 전부터 주 5일근무로 전환했다. 24시간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일거리가 없어진 것이다. 이 회사는 최근 10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365일 공장을 가동한 업체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화장품 제조사들이 중국 수출 및 면세점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부자재 업체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현 상태로서는 사드 문제를 극복할만한 대안이 없다. 올 하반기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OEM사 역시 하반기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반면 현재의 사태를 잘 극복하고 넘길 경우 K-뷰티가 세계화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OEM사들은 “중국 발 사드로 업계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유럽이나 미주 쪽에서 한국화장품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며 “이번 고비만 넘기면 면역력이 생겨 글로벌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의 시장상황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하반기 전망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더 암울하다.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가 악재로 작용해 사면초가에 몰려있는 형국이다. 화장품 시장은 대내·외적으로 처해있는 문제들이 쉽게 결론 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는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수출하는 화장품이나 현지 공장을 통해 중국내에 공급하는 제품을 모두 관리하기 때문에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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