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자 치적 쌓기서 내실 있고 투명한 운영으로 권위 찾아야...

▲ 각종 미용경연대회가 미용사회장이나 지회장의 치적 쌓기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미용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5년에 개최된 서울시장배 미용경연대회의 경기 장면.

[뷰티경제 박찬균 기자] 서울시내 모 미용실 원장은 최근 다음 달 개최되는 서울시장배 미용대회의 참가를 종용 받았지만 참가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대회 참가에 큰 동기부여가 안 되기 때문이다. 대회 참가로 돌아오는 이렇다 할 혜택이 없는 이유도 있다.

이처럼 각종 미용대회가 광역시도 단위로 개최되고 있지만 참가 선수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에는 미용대회 수상경력이 미용 실력을 증명하는 하나의 지표가 됐고, 기술향상에도 도움이 됐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메리트는 사라진지 오래다.

그러다보니 미용경연대회가 미용사회장이나 지회장의 치적 쌓기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간단체나 사업자들이 주최한 대회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회주최자들은 참가선수로부터 일정금액의 참가비를 받고 선수들을 모집해야 경비를 충당하고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소속 미용사들에게 대회 참가를 종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대회를 바라보는 주최자들의 시각에서 비롯된 자업자득의 측면이 강하다. 미용대회를 통해 미용기술을 높여가고, 미용사의 실력을 검증받는 자리가 돼야함에도 많은 선수를 모집해 수익을 올리거나 치적 쌓기에 급급하다보니 대회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데 원인이 있다.

다음 달 열리는 서울시장배 미용예술경연대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 가 1억5000만원을 예산을 들여 치르는 대회에 미용사회 서울시협의회가 개최권을 따내 행사를 치르게 되는데 서울시협의회는 25개 지회에 선수를 모집하라며 독촉을 하고 있다. 참가비가 10만원으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만한 가치를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미용사들이 선뜻 참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관계자는 “서울시장배 개최를 통해 서울시가 뷰티산업을 육성하는데 적극적인 정책 추진의지를 보여줬다”며 “대회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K-뷰티라는 한류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과연 개최 취지에 얼마나 부합할지는 미지수다.

‘대회는 미용경기대회와 수준 높은 K-뷰티 쇼를 통해 미용인들이 함께 어울러지는 축제한마당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지만 축제의 장이 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가 부족해 참가를 구걸하는 상항에서 과연 소기의 목적을 이룰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렇듯 미용대회의 권위가 떨어진 것은 앞에서 제기한 문제점도 있지만 참가자들을 위한 투명하지 못한 일처리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헤어월드 대회당시 참가선수 선발을 하면서 공정한 경쟁에 의해 선발되지 않고 특정한 지도자에게 교육을 받은 선수만 참가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1000만 원 이상의 교육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헤어월드에 선수를 출전시키기위해 1000만원의 교육비를 제시하자 미용사회 고위관계자가 거절해 그 이상의 교육비가 공공연히 거래됐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선수장사'는 비단 지난해 헤어월드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헤어월드에 출전하기위해서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심사를 거쳐 선수를 선발하고 출전선수에게는 미용사회에서 출전 자격을 부여한 만큼 출전비용을 지원해야함에도 오히려 출전 선수로부터 돈을 받는 이상한 선수선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10여전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용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는 3000만원이 넘는 출전비용을 당시 미용사회장에게 주고 출전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렇게 투명하지 못한 선수선발 과정을 거친 선수들이 우수한 성적을 낸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국내 미용사들의 기량 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권위 있는 대회 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선수선발과정도 투명하게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 미용기술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미용경연대회가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서는 대회의 질적 향상과 함께 대회의 권위를 높여 미용사들이 출전하고 싶어하는 대회를 만들어야한다. “할일은 많은데 미용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대회 참가를 부탁하는 일까지 해야 해 힘들다”는 어느 미용사회 서울시 지회 사무국장의 하소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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