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을 포기하면서까지 브랜드 이미지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

[뷰티경제 박웅석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 1~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자사 브랜드의 구매를 제한하고 나섰다. 동일제품에 대한 구매 개수를 제한한 것이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더 이상 화장품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들 두 업체의 면세점 구매제한 강화는 매출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구매제한 강화로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우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다. 구매 제한에 따른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품을 판매하는 면세점도 매출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화장품업계는 중국의 사드보복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이 크게 줄었다.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거나 일부 업체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업체도 있다. 이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 건강의 선택은 무모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에 따른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의 무분별한 사재기로 브랜드이미지가 손상될 것으로 판단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보따리상은 한국 화장품의 성장을 받쳐준 고마운(?) 고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중국보따리상의 면세점 매출 비중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한령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어 면세점 매출의 60%를 차지하던 중국 관광객 매출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가장 큰 고객 즉 큰손을 뿌리쳤다. 최악의 상황에서 꺼내 든 선택이다.

이번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들 두 업체는 매출을 포기하면서까지 브랜드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선택을 했지만 바라는 대로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만약의 경우 매출은 매출대로 떨어지고 손상된 브랜드이미지 회복이 안 될 수도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도 있다.

이번 구매제한 조치는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보따리상을 제제하기 위한 조치다. 즉 중국에 치우친 한국화장품의 지나친 의존도에서 나온 것이다. 어찌됐든 구매제한 조치가 이들 업체가 바라는 대로 손상된 브랜드 이미지를 되돌려 놓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한국화장품이 중국의 사드 보복을 계기로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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