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객 증가하면서 새 환경 구축 중...

[뷰티경제 박웅석 기자] 명동의 화장품 로드숍들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에 로드숍이 몰려있는 명동의 화장품거리는 찿았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6개월이 지난 화장품 브랜드숍 거리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로 북적이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아예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미국을 비롯해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객들이 주요고객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명동의 화장품 로드숍 판매 일선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열정은 지속되고 있었다. 세일을 실시한다는 커다란 문구와 함께 지나가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외침 등으로 얼룩져있었다. 특히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객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환경이 구축되고 있었다.   

   
▲ 브랜드숍 이니스프리 명동점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사진 박웅석 기자)

A사의 브랜드숍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이 많을 때는 매장에 진열하기 무섭게 판매가 됐다. 중국인들은 경쟁적으로 화장품을 구입했다. 그때는 정말로 신이 났다”며 “지금은 어려운 시기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아예 없다. 언제 풀려질지 모르겠다.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돼 매출이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동 화장품거리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에게 묻혀 존재감이 안보이던 브랜드숍의 호객꾼들의 외침이 크게 울리고 있었다. 다른 브랜드숍 매장에 비해 고객이 아예 없는 N사 매장 앞에서는 이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호객꾼이 50%세일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피킷을 들고 오가는 이들에게 자사 브랜드를 외치고 있었다.

M사 직원 역시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증정할 사은품을 들고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 중국어 등 다국적 언어를 구사하면서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해서라도 고객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나마 호객행위라도 하니까 외국관광객은 물론 우리나라 손님들이 매장에 찾아온다”면서 “사드 이전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안내하기에 바빴다. 이제 중국 사람은 한두 명 정도 눈에 띌 뿐이다”고 말했다.

이니스프리 명동점 이은영 매니저는 “중국 관광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대신 미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객들이 구매하는 매출이 늘고 있다”면서 “조금씩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사드이전의 호황기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고객들의 선호제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기초화장품 위주의 구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장에서 만난 20대 고객 A씨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을 때는 직원이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요즘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없어 매장도 한산하고 조용해졌다. 쇼핑하기에는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은 화장품 업계가 미국 진출을 꾀하는 등 탈 중국을 선언하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지난 15일 미국 뉴욕에 브랜드 단독매장을 오픈했다. 이와 함께 토니모리가 독일 체인스토어 두글라스 전 매장에 동시 입점하는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편 주요 브랜드숍의 올 2분기 실적은 이니스프리가 153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22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약 30%, 영업이익은 60%이상 감소한 것이다. 더페이스샵 역시 2분기 매출액이 잔년 대비 10% 가까이 감소한 1444억 원을 기록했다.

에이블씨엔씨 미샤 2분기 매출액은 100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0% 가까이 줄었다. 토니모리 역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보다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해 한국화장품 제조 김용배 상무는 “한국의 화장품 업계는 브랜드숍이든 수출이든 중국 때문에 호황을 누렸다. 이제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그마져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면서 “화장품 업계는 사드문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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