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월 2회 의무휴업 도입 논란…디자이너들도 월수입 평균 50만 원 이상 손해

▲ 대형할인점의 의무휴업제를 확대하려는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내년 하반기 시행되면 복합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미용실들은 월 매출 중 평균 1000만 원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스타필드 고양에 입점한 보그 헤어& 헤드스파의 오픈 기념행사.

[뷰티경제 박찬균 기자] 정부와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의무휴업제 확대가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 시행되면 하남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미용실들은 월 매출 중 1000만 원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요일 의무휴업 대상이 대형 아웃렛과 백화점 등과 같은 전문점 등 다른 형태의 대규모 점포(매장 면적 3000㎡ 이상의 점포)로 확대되면 더 많은 미용실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치권과 정부는 28개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포함해 30개에 달하는 관련 개정안으로 오프라인 유통 시설에 대한 패키지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규제 대상을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로 확대하고 도시계획 단계에서 대규모 점포의 입점을 막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앞서 일요일 의무휴업을 시행하고 있는 대형마트에서조차 ‘의무휴업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 확대는 시대를 거스르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5년 전 대형 마트 의무휴일제를 적극 관철시킨 한국자영업자총연대조차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재검토를 제안한 상황이다.

한국자영업자총연대는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 소상공인연합회, 골목상권 살리기 소비자연맹 등 300여 중소자영업자 단체가 참여하는 연합체로 골목 상권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주도했던 단체들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한국자영업자총연대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형유통사업자와의 상생협력 공동발표’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시행 이후 규제에 따른 실효성은 미미하고 ▲온라인 유통 시장 규모 폭발적으로 성장 ▲대형마트 규제 효과보다는 소비자의 불편과 불만 가중을 입장 선회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의무휴업 이해당사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정부는 의무휴업제 확대를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고 관련 법규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대형마트 규제 정책의 방향 선회를 포함해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하기 보다는 보여주기식 정책을 강행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남 스타필드에 입점해 있는 J헤어의 경우 현재 휴무일 없이 직원들만 자율적으로 휴무를 하고 있는 데 일요일 하루 매출은 평균 500만 원 정도로 복고 있다. 복합쇼핑몰의 일요일 휴무가 강행된다면 그만큼의 매출 손실은 불가피하다. 월 2회 휴무일 경우는 1000만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하남 스타필드의 경우 4개의 미용실이 입점해 있는데 4곳을 합하면 월 4000만 원 이상의 매출이 사라진다. 복합쇼핑몰에 비싼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입점한 것은 고객확보가 보장되기 때문인데 의무휴업제가 시행되면 메리트가 그만큼 줄어드는 결과가 된다.

미용실 전체 매출도 문제지만 디자이너들의 수입에도 영향을 미친다.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정액제가 아닌 성과급으로 급료가 정해지는데 평일휴무에 비해 고객이 많은 일요일에 휴무를 하면 하루 수입이 20~30만원 줄어들게 된다. 월 2회로 하면 50~60만원의 수입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J미용실 L원장은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것은 상권이 좋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입점한 것인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으로 피해를 보면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기존 대형마트 의무 휴업제도 시행에 따른 결과를 분석해 거기에 맞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현재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도입 목적에 맞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제도시행 확대는 재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지난 5년간의 대형 마트 의무휴업제 효과를 분석한 한국유통학회는 일요일 의무휴업을 한 대형마트 주변의 신용카드 사용을 분석해, 대형마트 매출이 줄어도 전통시장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도 않으면서 전체 소비 위축과 상권 성장률만 저하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국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위해 대형 마트 의무휴업제를 도입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 지금도 대형할인마트에 입점해 있는 미용실들은 매월 둘째, 넷째 이일요일에 문을 닫으면서 매출에 영향을 받고 있는데 별다른 효과도 없는 의무휴업제를 확대하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확대 대상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미용실들은 국회 처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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