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시도한 토니모리, 73억 우발 부채 발생 인수 포기
[뷰티경제 박웅석 기자] 토니모리는 8월 1일 더마코스메틱 시장 진출을 위해 태극제약 최대 주주와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규모는 140억 원으로 태극제약 보통주 지분 47.6%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계약은 지난 9월 13일 토니모리가 태극제약 인수를 포기한다고 공시하면서 불발됐다.
태극제약은 2009년 현재의 향남공장을 부여로 이전하는 조건으로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그러나 향남공장을 폐쇄하지 않아 2016년 6월 15일 국고보조금 환수 가능성을 통보 받았는데도 이를 계약 당시 토니모리측에 알리지 않았다. 환수금액은 약 73억원이다.
결국 토니모리는 고지되지 않은 우발 부채가 발생해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토니모리 IR관계자는 “우리는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태극제약 측에 73억 원에 대한 환수이행을 요청했다. 태극제약은 당초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듯 했으나 이를 거부해 계약이 불발됐다”고 말했다.
향남공장 이전 비용은 약 300억원 정도로 예상됐다. 토니모리는 300억 원을 들여가면서까지 향남공장을 이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계약당시 지불한 계약금 14억원과 위약금 14억원을 청구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토니모리의 태극제약 인수 시도는 더마 코스메틱 시장 진입을 위한 포석이었다. 계약이 이행되지 않아 더마 시장 진입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태극제약 관계자는 당시 전화 인터뷰를 통해 “토니모리와의 주식 양도계약은 양사의 대표간에 추진된 계약이므로 실무진은 아는바가 없다. 그러면서도 조만간 회사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토니모리의 태극제약 인수 포기에 대해 대신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토니모리가 주식양도 계약을 이행하던 중 고지 되지 않은 우발채무가 발생했고 태극제약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에 계약이 해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은 11월 2일 공시를 통해 “태극제약 지분 80%를 446억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또 “11월 1일 토니모리로부터 태극제약의 전환상환우선주 253만9100주를 양도받는 계약을 체결, 대상 주식을 취득하고 11월 2일 태극제약의 최대주주로부터 보통주 647만5477주를 약 156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태극제약은 1976년 설립되어 피부연고제와 같은 일반의약품을 주로 생산·판매하는 회사로 2016년 기준 매출은 600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이다.
태극제약은 부여공장(충남 부여군), 향남공장(경기도 화성시), 장성공장(전남 장성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 공장 모두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2012년 완공된 부여공장은 2016년 EU-GMP를 받아 세계적 수준의 기술·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태극제약 인수를 통해 최근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는 더마화장품 경쟁력을 높이고, 의약외품·일반의약품 통합 생산기지를 운영하여 생산 및 품질관리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태극제약의 전체 매출은 일반의약품 76%, 전문의약품 24%로 구성되며, 일반의약품 매출 중 70%는 피부외용제로 흉터치료, 여드름치료, 화상치료 기능 제품이다. 태극제약의 주요 브랜드는 기미·주근깨 치료제 '도미나크림', 흉터 치료제 '벤트락스겔', 여드름 치료제 '파티마겔', 화상·상처 치료제 '아즈렌S', 멍·붓기 치료제 '벤트플라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