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경제 한상익 기자] 기업의 인수 합병은 흔한 일이다. 이종 기업 간 인수합병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화장품산업에서 이슈가 발생했다. 엘지생활건강의 태극제약을 인수했다. 태극제약은 ‘도미나크림’으로 널리 알려진 제약기업이다.

그동안 엘지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 로드샵 1위인 더페이스샵을 비롯해 색조화장품인 보브를 차앤박 피부과 의원에서 개발해 판매하던 차앤박화장품(CNP) 등을 인수해 왔다. 때문에 이번 인수가 남다르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더마코스메틱’이 꿈틀대고 있다. 이미 코슈메슈티컬 등으로 통용되고 있다. 최근들어 ‘더마코스메틱’으로 명칭이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다. 올 하반기 들어 더마코스메틱을 표방하는 제품들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성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더마코스메틱’ 부문에서 성공한 제약기업도 있다. 동국제약의 마데카크림(센텔리안 24)이다. 처음 나올 때 만 해도 화장품산업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기존에도 많은 제약사들이 화장품에 진출했지만 이슈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홈쇼핑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면서 시장에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내려지면서 화장품산업은 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곧바로 마데카솔의 핵심성분인 센텔라(화장품에서는 병풀로 표기)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 진출했다. 마데카크림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더마코스메틱’ 새롭게 조명되는 시점이다. 여기다 시장에서도 전통적인 화장품 보다는 뭔가 차별화되고 다른 개념의 화장품을 기대하는 정서가 깊어가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도 시장에서의 차별화와 경쟁력을 갖기 위해 올해 초부터 약용화장품(일본에서의 통용하는 명칭)에 대한 기대가 상승하고 있다.

또 토니모리와 엘지생활건강이 태극제약 인수를 추진하면서 대외적으로 발표에서도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짐작할 수있다.

토니모리는 ‘태극제약의 연고제 IP와 토니모리만의 제품 기획력을 통해 최근 확대되고 있는 기능성 더마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먼저 부여에 위치한 제2공장의 생산효율을 확대시킴으로써 신규 기능성 라인인 더마 제품을 태극제약의 유통망인 약국 유통망에 공급하고, 연고제와 화장품 원료의 공동 구매, 건강기능성식품의 공동 생산, 물류 시스템 공유, 미주, 유럽 등 토니모리의 해외 유통 채널을 통한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지속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인수 배경을 밝혔다.

엘지생활건강도 ‘최근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는 더마화장품 경쟁력을 높이고 의약외품·일반의약품 통합 생산기지를 운영하여 생산 및 품질관리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앞으로 태극제약이 보유하고 있는 신청에서 허가까지 2년 이상 소요되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허가 600여개를 활용하여 기능이 개선된 신규 더마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고 우수한 생산설비를 활용하여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 확대, 인지도 높은 기존 브랜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혀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대한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화장품기업 상품기획 및 마케팅 관계자 몇 명은 “전통적인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약국이나 피부과의원 등에서 시장을 견인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엘지가 태극제약을 인수했다 하더라도 곧바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차앤박화장품의 경우에도 지난해부터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기 시작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부터는 중국 등 해외 진출과 럭셔리화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10여년 전에 기능성화장품 규정이 처음 시행될 때 국내는 물론 해외 브랜드가지 이를 반대했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산업의 경쟁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 또 한방화장품이 이슈화되면서 ‘설화수’나 ‘후’ 등을 배출했다. 게다가 화학성분을 배제한 천연성분으로 방향성을 잡아가는 계기가 됐다. 이번 더마코스메틱도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난 몇 년 동안 성분의 차별화만을 추구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신소재를 개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기다. 제약의 기술과 화장품의 기술이 접목한 새로운 시장이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마코스메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등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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