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계 개선 기대로 현장에서는 공급가 70% 대 넘어서며 품귀현상 발생...

[뷰티경제 한상익 기자] 국내 최고의 화장품기업은 아모레퍼시픽이다.

국내 화장품산업 발전을 견인해 왔다. 특히 적당한 이익을 추구하다가 적당한 시기가 오면 적당한 대가를 받고 나 몰라라 떠나는 일회성 장사의 개념이 아닌 고용창출, 연구개발, 해외 시장 진출 등 중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정상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그동안 매출적인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사상 최고의 실적을 경신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와 3분기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미 올해 초부터 내부적으로도 비상경영 등 위기관리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어 부진을 예상 할 수 있었다.

지난해와 달라진 커다란 변수는 단 하나다.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이 금한령과 여행금지를 내리고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일부에서도 중국과 불편한 관계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간접적인 루트에서 확인된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의 위안화 때문에 눈이 가려졌다. 물론 중국 시장에서의 좋은 평가로 득을 보았지만 중국 시장만 바라보다 세계화라는 기회를 다소 놓쳤다’는 해석이다.

매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올해 아모레는 중국 시장을 유지하는 정책을 펴면서 에뛰드하우스의 중동 진출과 이니스프리의 미국 진출, 설화수의 프랑스 진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포토폴리오를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실적 부진을 정확히 진단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몇 달 전에 면세점에서 일정 량 이상의 제품을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다소 납득이 어려운 조치를 내렸다. 어느 기업이든 매출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면 판매 증진을 촉진하는데 오히려 팔지 말라는 반대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에도 이 같은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K 수출업자는 “최근 미국의 바이어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를 수입해 판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 아모레와 이 의견을 가지고 토의했다. 직접 진출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듣고 포기했다.

“중요한 바이어이므로 국내 일선 도매 유통 등에서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각 지방에서 몇 개씩 겨우겨우 수집해 수량을 확보해 약속을 지켰다. 공급가격은 70%대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L 유통업자는 “최근 중국의 바이어가 설화수 2종 세트 700세트를 주문이 왔다. 특히 매월 정기적으로 공급을 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도매 유통 등을 통해 의사를 타진했다. 공급가는 부가세 포함해 72%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부대조건은 계약금을 선금으로 지급하고 10일 정도를 기다려야 하며 수량은 확답해 줄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유통업자는 “최근 들어 한중 관계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설화수를 비롯한 한국산 화장품의 수요가 중국서 늘고 있다. 따라서 상반기의 시장에서 형성된 공급가가 올라가면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상황만을 가지고 보면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 수량 제한 조치 해제와 도매 시장 확대라는 두 가지 정책만 변경하면 매출 실적 향상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화장품이라는 재화는 가격에 예민하다. 한번 시장에서 가격의 통일성이 흐트러지면 브랜드의 생명과 존재는 소멸된다. 아모레퍼시픽은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매출 보다는 중장기적인 매출 향상 플랜과 브랜드의 영속성이라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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