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처럼 소비자와 공급자가 한마음 한뜻이 돼 창의적이고 기발한 제품 개발해 경쟁력 높여야...

국내 화장품의 검륭소는 로드샵이다.

지난 2000년부터 국내 화장품에 색다른 유통채널이 생겼다. 현재의 ‘로드샵’이다. 초기에는 ‘로드샵이냐’, ‘브랜드샵이냐’는 명칭을 놓고 설왕설래했다. 여기서 소비자들의 힘은 발휘됐다. 로드샵으로 통용했다. 기업들이 어떻게 하든 그들은 로드샵이었다. 중요한 순간이다. 그동안 공급자 위주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기 시작한 셈이다.

이후 국내 화장품 시장에 많은 변화가 시작됐다. 공급자들이 소비자들의 태도뿐만 아니라 마음을 헤아리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가격의 파괴가 진행됐다. 공급자가 스스로 책정해서 알아서 구매하라는 건방진 태도가 사라졌다.

이들 로드샵들은 중저가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이때 공급자들은 ‘합리적인 가격’ 혹은 ‘착한 가격’이라는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웠다. 많은 소비자들이 공급자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귀를 기울였다.

공급자들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격 대비 품질(가성비)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해외의 유명한 제품들과 비교해 평가를 해달라고 소비자들에게 요구했다. 소비자들은 공급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공급자들은 재빠르게 얼리어답터에게 신제품을 공급했다. 얼리어답터들은 그동안 공급자들로부터 받아 보지 못한 혜택을 받았다. 충실하게 신제품을 사용해 보고 사용 후기를 인터넷을 통해 공유해 주었다.

이후에는 얼리어답터만으로는 이슈를 모으지 못했다. 1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의 품평단을 무작위로 모집하는 사례도 많이 나타났다. 샘플을 생산해 택배로 받아 볼 수 있게 했다. 공급자는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지만 노력했다.

특히 공급자들은 소비자와 함께 제품을 개발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참여가 가능했다. 일부 공급자들은 ‘블로거’를 정규 직원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또 기존 제품의 불편성을 찾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까지 발전했다.

공급자와 소비자가 더 좋은 더 특이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 일어났다.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 한 달에 수백 개의 새로운 제품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테스트를 받기 위해 대기했다.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제품은 곧바로 자취를 감췄다. 매우 합리적이고 냉정했다.

이후 중국 시장 진출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경험하지 못한 공급자들은 최고의 기분을 만끽했다. ‘위안화’의 마법에 걸린 공급자들은 그동안에 경험하고 축적해왔던 제품개발 노력을 뒤로 했다.

중국에서 히트하고 있는 다른 공급자의 제품을 마구잡이식으로 베껴내 시장 질서를 혼탁하게 했다. 거기다 한국의 화장품은 매우 창의적이고 독특하다는 평가 공식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작용을 했다.

이처럼 ‘위안화’에 중독된 공급자들은 그동안 함께 해온 소비자들에게 다정다감하게 챙겨줄 수 없었다. 국내 주요 상권에 중국 카운슬러 고용과 중국인 관광객을 우대하는 서비스를 극대화시켰다.

국내 소비자들은 그동안 자신들을 대우해 주던 공급자가 외면한다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했다. 설 자리를 잃었다는 푸념은 물론 한편으로는 배신감을 가질 수도 있다. 이들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호기심과 열정을 채워주는 곳을 탐색했다. 가성비가 좋은 다양한 제품이 즐비한 드럭스토어로 눈을 돌렸다.

공급자들은 소비자들의 이동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사드문제가 발생하면서 중국 요우커와 중국의 유통사들이 정서상으로 한국 화장품과 교류를 지속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됐다. 국내 화장품 공급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다시 국내 소비자 즉 내수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공급자들의 노력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세일을 실시하거나 신제품이 나오면 어느 정도의 반응이 감지됐다. 올해는 다양한 노력을 펼치는데도 묵묵부답이다. 국내의 내수 경기의 부진 탓도 있다.

아무튼 중국 영향으로 많은 공급자들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아직은 없다. 소비자측면에서 보면 공급자들이 밉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이들 공급자들은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거기다가 많은 외화도 벌어들였다. 올해 국내 화장품 총 수출 규모가 50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산자부의 통계 발표도 있다.

결국 긍정과 부정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과 공급자들은 밀고 당기는 선택을 해야 한다. 과거처럼 소비자와 공급자가 한마음 한뜻이 돼 창의적이고 기발한 제품을 개발하는 상황이 우리 모두에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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