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 관점에서 진출 프로그램과 수립해야...

우리도 과거에 해외 단체관광이 유행을 했다. 이때를 돌이켜보면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기내 면세점에서 한명 당 평균 수십 개의 립스틱을 구매했다. 어떤 것이 명품이고 어떤 색깔이 좋은지도 구별하지 못했다. 기내에서 원하는 물량만 확보하면 됐다. 늦게 신청하면 구매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귀국 후 회사의 동료나 선후배 그리고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

요즘에는 기내에서 화장품이나 양주를 사는 일은 없다. 공항면세점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과거처럼 맹목적이면서 대량 구매를 하는 경우는 없다. 필요한 물건만 골라서 그것도 인터넷 사이트를 비교하면서 합리적인 구매를 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대량구매를 할 때 기내면세점에서 팔고 있는 외국의 회사들은 우리의 구매행태를 어떻게 이해했을까? 일정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왜 대량구매를 하지 않고 있을까?

 

최근 국내 화장품산업은 냉정성을 갖지 못하고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 많은 화장품 관련자들은 “사드 배치 문제로 불거진 한한령 규제가 언제쯤 풀리냐? 특히 중국의 단체관광객 규제는 언제 풀리냐? 따이공 물류는 어떤 상황인가?”라는 얘기가 2년여에 걸쳐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30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면담에서 한한령 규제와 중국 단체관광객 비자 발급 규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며 중국 측은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 놓았다’고 종합매체들이 보도하고 있다.

따라서 화장품산업은 한한령과 단체관광객 비자 허용이 언제 이뤄질지에 관심이 많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한령으로 중국에서 한류 연예인마케팅을 하지 못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단체관광객 입국이 없어 로드샵을 중심으로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과거처럼 활기를 찾을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희망을 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청도에 거주하고 있는 한 중국인은 “사드 문제 이후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한국화장품에 대한 열기가 수그러든 것은 사실이다. 반면 중국인들은 이 기간 동안 일본이나 동남아 등 다른 국가를 여행하고 이들 국가의 서비스와 제품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특히 화장품 유통을 하는 한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터지기 전에 중국인 소비자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를 추천하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최근에는 어떤 것이 특징이고 나한테 어떤 점이 유리한지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의식변화를 설명했다.

이들 중국의 관계자들이 중국 전체의 의식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소비자들이 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한령 규제가 풀리면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 특히 단체관광객 비자가 허용되면 중국 관광객이 증가될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하다.

지난 1-2년 상황 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유리하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 이미 중국의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판매대가 축소됐다. 그리고 소비자도 다양한 국가의 제품을 경험했기 때문에 어ㄸ너 소비행태를 보일 지 예측할 수 없다.

특히 중국의 단체관광객이 입국한다하더라도 과거처럼 캐리어로 담아서 끌고 갈 정도의 구매를 할 것이냐가 핵심이다. 우리의 과거의 경험을 뒤 돌아 보더라도 대량 구매행태는 중장기간 지속될 수 없다. 그것을 바라거나 요구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충남의 H대학 화장품학과 L교수는 “그동안 중국 로컬 화장품의 수준도 향상됐다. 소비자들의 의식도 과거와 같지 않을 것이다. 단체관광객의 대량구매도 앞으로는 점차 소량구매로 이어질 것이다. 국내 화장품도 중국 시장에서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세워야 한다. 내수 시장에서도 요우커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싼커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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