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관광객 비자 허용해도 사드 전처럼 대량 구매는 없을 듯...

사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는 방송과 일간 종합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중국의 단체 관광객들이 국내의 로드샵이나 면세점, 백화점, 올리브영 등 드럭스토어에서 국내 화장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모습을 앞 다퉈 보도했다.

수출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 같은 중국 관광객들의 영향으로 로드샵 등 화장품 유통 체인들은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들을 서너 명 씩 고용했다. 그것도 모자라 모 로드샵은 특정 금액 이상을 구입하는 관광객에게 캐리어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열풍이었다.

2017년부터 사드 문제가 표면화되자 중국의 단체 관광객은 하루아침에 뚝 끊어졌다. 중국 정부가 비자를 발급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이 자유로운 여행할 권리를 정부의 힘으로 막은 셈이다. 정부의 힘이 막강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우리나라였다면 촛불이 아닌 횃불시위가 일어나도 백번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 사드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을 하면 다시 사드 전과 같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것으로 내심 기대했다. 정부의 노력으로 이제는 사드문제가 더 이상 노골적으로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 거기다 중국의 일부 성에서 한국 단체관광객을 허용했다는 보도도 가끔 나오고 있다. 2017년 보다 경색된 국면이 완화되고 중국 관광객들도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사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누렸던 중국 특수효과가 정치적인 이슈 완화와 해가 바뀌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다시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문제만 해결되면 다시 ‘태평성대’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왔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2018년 화장품산업 업종 분석에서 사드가 완화되고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객 비자 발급을 허용하고 있다며 화장품 내수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 놓았다.

그러나 어느덧 2018년도 6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중국 관광객이 입국하고 있지만 단 한군데에서도 싹쓸이식의 대량 구매 현상은 없다. 로드샵에서도 중국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자신이 사용할 만큼 정도의 소량 구매만 있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대한민국 화장품산업은 힘들어 하고 있다. 거기다 물가 인상과 내수 경기 부진 그리고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최저시급 인상 등 급변하는 근로 정책으로 정신을 차릴 틈이 없다. 특히 그때 그 시절에 체험했던 차이나 효과를 맛본 현재로서는 마음이 더 무겁다.

여기다가 중국 정부는 오는 7월1일부터 화장품을 비롯한 소비재 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배경의 하나는 중국 국민들이 해외여행을 통해 대량으로 구입하는 소비 행태를 막아 내수를 진작시키고 중장기적으로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치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비자 발급을 완전히 해제한다 하더라도 사드 전처럼 대량구매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다는 계산이다. 국민의 여행의 자유를 한 순간에 정지하는 사례를 체험했다. 해외의 대량 구매를 막기 위한 세관 검사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국내 화장품산업이 해야 할 일은 에어쿠션과 같은 세계인들이 경악할 만큼의 신제품을 연구 개발해야 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2018년 사업계획에서 신제품 개발을 주문했다.

또 중국 화장품 시장을 등한시하면 안 된다. 국내를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중국 현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보따리 불법 무역상에 의존하는 자세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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