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련, 최근 5년 국내매출 정체·해외매출 성장...소비재 업종 해외 매출 3.2배 증가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 수요가 급감하면서,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국내 주요기업의 국내매출은 제자리였던 반면에 해외매출이 증가하여 전체 매출액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 국내 주요기업 매출의 절반 이상(53.6%)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등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상황으로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수요 위축에 대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경연이 2019년 매출액 상위 100개사 중 2014년과 비교 가능한 57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5년간 총 매출액은 2014년 1,108.7조원에서 2019년 1,178.1조원으로 69.4조원 증가하였다. 이 중 해외매출은 69.7조원 증가하였으나 국내매출은 오히려 △0.3조원 감소해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대표적인 내수산업으로 보았던 소비재 업종의 해외매출액 증가가 눈에 띄었다. 소비재 업종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 결과, 2014년 4.8조원에 그쳤던 해외매출이 2019년 15.2조원으로 3.2배 증가했다. 소비재 업종의 해외매출 비중은 2014년 23.6%에서 2019년 42.7%로 5년 만에 19.1%p 증가했다. 이는 국내매출 급감에 따라 상대적으로 해외 매출비중이 증가한 기계업종(22.0%p↑)을 제외하면 가장 높이 증가한 수치다. 2019년 소비재 업종 지역별 해외매출 비중은 아시아지역이 63.4%로 가장 높았고 이어 미주 33.0%, 유럽 2.6%, 기타 1.0%였다.

한경련 자료

이 같이 소비재 해외매출 증가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이 수혜를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2014년 해외매출은 8,291억원으로 21.4%였지만 2019년에는 2조 2,197억원으로 39.8%로 증가했다. LG생활건강 2014년 해외매출은 7,076억원으로 15.1%였으나 2019년에는 2조 960억원으로 27.3%로 증가했다.

2019년 매출액 상위 100개사 중, 국내외 매출 구분이 가능한 69개사의 해외매출 규모는 710.8조원으로 전체 매출액 1,325.8조원의 53.6%를 차지했다. 매출 상위 10대 기업은 총 매출 723.3조원 중 해외매출이 443.2조원으로 해외비중은 61.3%였으며, 상위 5대 기업은 총 매출 520.5조원 중 해외매출 367.3조원으로 해외비중이 70.6%를 차지해 기업규모가 클수록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의 해외매출 비중이 79.3%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 해외매출 비중은 아시아(42.3%), 미주(30.7%), 유럽(18.8%) 순이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미국, 유럽 등 주요 소비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해외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의 매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연평균 94.7을 기록했던 수출BSI(기업경기실사지수, 한경연 조사)는 올해 1분기 평균 84.7로 떨어졌고 2분기 4월·5월의 평균은 69.9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별 수출액은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으로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가 급감한 미주·유럽 지역의 해외매출 비중은 총 49.5%로, 주요 소비시장의 수요 위축에 따른 국내 기업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올해 대외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연간 매출액 감소를 넘어 생산·유통 관련 현지 네트워크 등 우리 기업의 수출기반의 훼손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추 실장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을 효과적으로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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