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자외선차단제 연구개발 보다는 다기능 자외선차단제 치중...

그동안 국내 자외선화장품은 UVB만 차단하는 SPF지수 15, 20 등의 숫자 경쟁만 벌여왔다. SPF(Sun Protection Factor)는 자외선 중 UVB 광선을 막는 정도를 표시한 것으로 SPF1은 보통 15~20분 정도 차단 효과가 있다.

이후 UVB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 확장성이 없고 차별화를 주지 못하면서 자외선 A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의학계에서도 차단하는 UVA차단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시장은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초기에는 국내 제품 보다는 글로벌 브랜드가 우세를 가졌다. 국내 화장품업계의 다양한 로비로 UVA의 PA 자외선차단제 시행은 연기됐다. SPF처럼 숫자가 아니라 PA 옆에 붙는 ‘+’로 차단정도를 표시하고 있다.

국내 자외선차단제는 이 같은 발전을 거치면서 성장했다. 현재 국내에는 크림 등 다양한 제형의 자외선차단제는 물론 자신들만의 연구를 통해 차별성과 강점이 있다고 시장에 홍보하는 쟁쟁한 브랜드가 수두룩하다.

 

어찌된 일인지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국내의 쟁쟁한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낸다는 뉴스는 한 줄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또 매출이 폭발적으로 향상됐거나 왕홍 라이브 방송을 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했다는 발표도 없다.

반면에 일본 등 글로벌 브랜드는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 글로벌 브랜드는 순수 자외선차단제 시장에 집중해 유지 발전시켜온 반면 우리는 다중 기능성화장품이나 쿠션, 비비크림 등으로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역으로 보면 우리는 자외선차단제와 다른 유형의 제품의 결합 등 다양한 시험을 통한 경험이 장점이다. 소비자들도 SPF나 PA를 잘 알고 있고 무기와 유기 자외선차단제, 크림 등 제형에 대해서도 세계 어느 국가의 소비자 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그동안 국내 화장품은 부가가치가 높은 크림이나 마스크 팩, 스킨케어 중심으로 성장해 온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현재는 막강한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와 우리 보다 낮은 임금을 근간으로 한 중국 혹은 동남아 국가의 브랜드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엘지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경우만 보더라도 후와 설화수라는 스킨케어 세트판매 중심의 사업모델이다. 그리고 과거 중국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으로 상장까지 추진한 잇츠한불 등도 달팽이크림 등 수분크림이고 리더스코스메틱 등은 마스크 팩 중심의 사업구조다.

지난 몇 년 전 중국의 메이크업 시장의 변화와 성장이 예상되면서 클리오가 좋은 조건으로 상장하면서 중국 시장을 진출했지만 지난 2019년 중국 사업을 대폭 축소하면서 처음 기대만큼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은 스킨케어부터 샴푸, 바디 등까지 수많은 종류의 제품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부가가치가 놓은 것은 스킨케어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스킨케어 하나를 판매하는 게 샴푸 수백 개를 판매하는 것 보다 이익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스킨케어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드 이후로 스킨케어를 주력으로 성장을 추구해왔던 국내 화장품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사회 진입에 따른 유통전략도 중요하지만 사업모델의 다각화가 필요해지고 있다.

국내 시장은 5,000만 명이라는 물리적 인구를 갖고 있어 시장 규모가 작다. 중국은 13억 인구다. 부가가치가 낮은 품목이라도 중국의 시장 규모는 크다. 경쟁이 덜 치열하거나 글로벌 브랜드가 진출하지 않은 특수 품목에 대한 개발과 투자를 적극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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