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적인 시장 양성화, 중국 시장 정상화, 광군절 준비 등 때문...

과거에 배우고 알았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무엇이 기준인지 모를 정도로 세상은 혼탁하다. 그때그때 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사드 이후로 중국의 단체관광객 금지로 국내 대부분 화장품은 힘들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관광객은 오지 않는데 면세점 매출은 경이적인 기록을 경신했다.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면서 구조조정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시행하고 있는데도 지난 9월 화장품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8억 5,000만 달러에 육박했다.

또 국내 화장품은 중국 시장에서 중국 로컬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과 유통대응력 부족, 홍보 및 광고 부족 등으로 점점 위축되어 가고 있다는 게 공통된 시작이다. 하지만 지난 9월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은 68%를 차지하면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화장품 브랜드는 당혹스러우면서도 궁금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를 속시원하게 규명할 길이 없다. 가장 신뢰도 있는 산자부는 브랜드 별 수출 실적은 브랜드의 영업기밀에 속하므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를 분석하는 기관도 없고 대학도 없다.

▲ 지난 9월 화장품 수출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8억 달러를 돌파했다.

브랜드도 데이터 공개 반대의사를 갖고 있다. 오죽하면 ‘솔드 아웃’ 숫자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 형편이다. 따라서 전제로 몇 개 브랜드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익명을 전제 조건으로 전화 인터뷰를 진행해 상황에 더 접근해 보았다.

이들은 기존의 음성적인 시장이 코로나 사태로 양성적인 시장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이고 중국이 코로나를 통제하면서 판매활동의 정상화 그리고 중국 최대의 쇼핑이벤트인 광군절의 영향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우선 코로나 펜더믹으로 국경 간 거래가 통제되면서 따이공 등이 음성적으로 수입했던 물량이 정상적인 통관으로 나타나 것 같다. 또 일부는 전체 수출 물량 가운데 정상 통관이 아닌 방식이 정상 통관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 같은 음성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정상 통관을 할 경우에는 증치세 등 각종 비용이 20-30%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중국 유통의 이익이 낮아지고 현지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드 이후 면세점이 사상 최고의 매출을 달성했다. 여행객들에 의한 매출 보다는 따이공에 의한 매출이다. 코로나 이후 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함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거래되던 물량이 양성화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로 국경이 통제되면서 국내 브랜드의 중국 현지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 여기다 현재 중국은 코로나를 적절히 통제하면서 최근 물류가 어느 정도 정상화되고 있다. 때문에 유선상 발주가 가능해 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6월부터 화장품 수출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계절적으로 화장품 수요가 발생하는 시기다. 또 오는 11월11일 광군절 특수를 준비하기 위한 행동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브랜드 수출이 아닐 것 같다는 다소 독특한 시각도 있다. “현재 면세점에는 국내 브랜드 뿐만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도 입점해 있다. 국내 브랜드 보다는 수입 브랜드의 중국 수출 물량이 증가한 것 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면세점의 이해관계자에 따르면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국산제품과 수입제품의 판매비중은 3월은 ‘3 대 7’정도였으나 4월에는 ‘2 대 8’, 5월에는 ‘1 대 9’의 비중을 보였다”고 말해 수입 화장품의 국내 수출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확인할 수는 없다. 산자부나 관세청, 면세점협회 등은 해당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만일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화장품 수출 증가는 국내 브랜드에게는 빚 좋은 개살구 일 수도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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