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 은은한 '향' 보다 강한 자극적 '향'이 부담스러워요"

우리의 화장품은 보통 향이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 화장품에 향이 없으면 화장품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든다.

일리윤이 무향 핸드크림을 최근 출시했다.

최근 본지는 중국 여성들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우리의 화장품이 향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사용을 주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의 A 여성은 “전반적으로 한국의 화장품은 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향이 강하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한국의 화장품은 바르는 순간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특히 스킨케어의 경우에는 코를 통해 직접적으로 일정 시간 지속적으로 맡게 돼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향에 민감한 여성들은 사용을 기피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여성은 “물론 글로벌 브랜드의 화장품도 향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는 향이 은은하면서 지속성이 있다. 때문에 한국 화장품에 비해 거부감이 덜 든다”고 밝혀 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사실 우리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P&G의 피테라 에센스다. 초기에 소비자들은 ‘해당 에센스를 바르면 뭔가 꼬리꼬리한 냄새가 난다’라는 주장이 있었다. 발효과정에서 나타나는 냄새라는 것이다. 이후 숨이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냄새를 제거하면 한 단계 진화시켰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이색적인 주장을 하는 신제품이 출시됐다. 보통 신제품 출시자료는 ‘000립 글로우, 건조한 환절기 000, 000비타민 앰플’ 등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향기’를 마케팅의 차별성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일리윤의 핸드크림이다. 해당 브랜드는 ‘무향이다. 기존의 핸드크림 향이 부담스러웠던 사람들도 사용하기 좋다. 한 시간에도 수십 번씩 손이 닿는 얼굴까지 고려해 꼭 필요한 순한 성분으로 처방했다’고 밝히고 있다.

핵심성분은 세라마이드(피부장벽강화)와 쉐어버터(시어 나무의 씨에서 추출한 식물성 지방으로 보습효과)이다. 또 피부과 테스트, 하이포 알러제닉 테스트, 민감 피부 일차 자극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특정 성분 10가지(동물성원료, 광물성오일, 파라벤, 폴리아크릴아마이드, 향, 이미다졸리디닐우레아, 트리에탄올아민, 실리콘오일, PEG계면활성제,합성색소)를 첨가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손을 자주 씻는 요즘 쉽게 건조해지는 손에 핸드크림은 필수다. 핸드크림을 바른 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음식을 섭취하기도 하니 성분은 그만큼 중요하다. 유해 성분을 뺀 최소한의 성분으로 만들었다’고 밝혀 환절기 손 관리와 코로나바이러스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여성들이 지적하는 강한 ‘향’을 고려했다는 표현은 없다. 중국 시장을 해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판단하기 어렵다.

향은 호불호가 뚜렷하다. 우리의 경우에도 중국이나 동남아 등을 여행하면서 음식에서 ‘고수 향'에 대해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린다. 인터뷰에서 나타난 향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어떤 특정집단을 통한 대규모 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신뢰도는 낮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은 중국 여성의 향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 이왕이면 그들이 좋아하는 향을 연구해 사용하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월말 현재 국내 화장품의 중국 시장 수출 비중은 70%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우리의 향을 강점으로 부각시키며 차별화를 꾀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학술적 근거와 생활 속의 잇점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설명하는 중장기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많은 투자비가 발생하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미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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