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유권자의 정치 참여도 진작을 위해 뷰티 브랜드도 발벗고 나서

뷰티가 '정치'의 색을 입고 있다.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은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기 위한 화장품 브랜드가 론칭되는 등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대선을 앞둔 지난 11월, 미국에서는 대통령후보자 조 바이든의 이름을 딴 '바이든 뷰티(Biden Beauty)'가 론칭됐다. 익명의 바이든 지지자 단체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사는 “당신의 얼굴을 가꾸고, 트럼프도 이기자(Beat your face. Beat Trump)”는 슬로건을 내걸고 상품 판매와 함께 공격적인 바이든 지지 운동을 펼쳤다. 대표 상품은 화장품 퍼프로 민주당의 상징과도 같은 파란색을 사용해 제작됐다. 이 브랜드는 상품 광고 전단에서도 "투표하라(VOTE)"는 메시지를 전면에 배치에 브랜드의 정치색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서로 거리가 멀어보이는 '뷰티'와 '정치'의 만남은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 참여도가 낮은 1020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뷰티 브랜드를 론칭, SNS 등을 통해 이를 홍보하면서 제품 판매 진작과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바이든 뷰티’가 공략하는 소비층 역시 1990~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젊은 유권자들이다. 바이든 뷰티는 자체 웹사이트에 유권자 등록 절차를 안내하고 제품 판매 수익금을 바이든 캠프에 기부하는 등 그간 화장품 브랜드에선 볼 수 없던 정치적인 행보를 파격적으로 보여줬다. 

미국에서 정치와 뷰티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와 버니 샌더슨이 맞붙었던 2016년 미국 대선 때에도 이러한 현상이 포착된 바 있다. 당시 미국의 메이크업 브랜드 ‘Lipslut’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비하하며 ‘F*ck Trump’라는 이름의 리퀴드 립스틱을 출시했다. 회사는 "제품 판매 수익의 절반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시민 권리를 보호하는데 사용된다"며 세계 최고 권력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 좌측부터 Lipslut의 트럼프 립스틱과 Starface의 Vote 여드름 패치

이밖에도 미국 밀레니얼 Z세대가 선호하는 스킨케어 브랜드 ‘Starface’도 청소년 단체와 협업한 ‘VOTE’ 여드름 패치를 출시했으며 드럭스토어 브랜드 e.l.f., Milk Makeup, UOMA Beauty 등도 선거철마다 사은품 등을 통해 투표 독려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기업이 특정 정치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논쟁거리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 미국의 여러 뷰티 브랜드 창립자들은 이 같은 표현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뷰티와 정치, 모두 우리 삶의 일부라는 점에서 두 가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미셸 오바마 립스틱을 출시한 브랜드 'The Lip Bar'의 창립자 멜리사 버틀러(Melissa Butler)는 한 TV쇼에 출연해 "우리 브랜드의 목표는 메이크업에 들이는 수고를 덜어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여기서 중요한 것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우리 절대 다수에게 그 중 하나는 바로 정치"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